美麗的 詩 ·人

H, 헷세?

yellowday 2012. 6. 9. 20:31

 

 

아ㅡ, 六月의 밤꽃 향기를 입에 문 소나기여!

갈대 숲 뿌리를 더 깨물지 않아도 좋게 내가 네 곁에 와 있다.

은은한 하현달 빛 아래서조차 숨 가쁘게 뿜어오는 감격에 찬 이 꽃향기…!

 

영혼의 사랑으로 내 마음 흥건히 헹구며,

영원한 오늘을 살고 싶구나.

지나간 어느 해의 루가노 여름 호수!

선착장 리도에서 독일계 소녀와 모터보트로 미끄러질 때,

일렁이는 선체의 충동이 벌써 우리 마음을 두 줄의 현(絃)으로 울리고 있었다….

 

내가 탄 보트는 차라멜라 같은 모터 소리에

뱃머리가  넓은 이마를 부챗살로 불룩하게 펴고

빳빳이 일어서는 킹코브라처럼 사뭇 무섭게 물결을 집어삼켰다.

 

그 충격에 내 품에 뛰어들 거라고 별렀지만,

금발의 소녀는 처절한 눈빛으로 뱃머리의

'백십자 붉은 깃발'을 굳게 지켜볼 뿐이었다.

 

 

밤나무(Castanea pubinervis)는 참나무 과의 갈잎떨기나무다. 중국, 유럽, 미국 등 대륙의 풍치림이다,

그 열매의 풍부한 녹말이 식용·과자류에 널리 쓰이는데,

이 밤꽃과 빛의 과잉 반사로 루가노 호수는 천사의 목원(牧原)처럼 아름다웠으며,

H. 헤세는이 호수에서 `구름' 이라는 시를 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