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行詩房

2006.10 ` 2011.5.9까지 - 옐로우데이 편

yellowday 2011. 5. 10. 23:21

사진촬영클릭 - yellowday@Y



 閑良舞(한량무)

                  옐로우데이

            

하늘하늘 도포자락

겹겹이 입은 퀘자

바지저고리 받쳐 입고

버선 대님 곱게 치고

빨간 술, 파란 술로

가슴 저며 매고 나서

얌전히 동여 맨 망건

그 위에 갓을 쓰니

임백호(林白湖)가 환생한 듯

영락없는 한량이로고


이기동의 합죽선에

흥선군이 난을 치고

임이조가 춤을 추니

이 아니 제격인가

풍악을 울려라

우리 한 판 놀아보세


손에 잡은 저 부채는

뉘와 함께 노닐런가

황진이를 잡으랴

두향이를 잡으랴

이도 저도 아니면

명월이를 희롱하랴

부채 살에 실은 눈길

받아 줄 이 찾을 적에

도포자락 넓은 품이

옛 선비의 기개로다

어와 내 사랑

어느 꽃에 묻어 왔나

앞태 뒤태 어루만져

업고 안고 놀아보자


펼친 부채 대장부요

접은 속은 내 뜻이라

푸르디푸른 창공 양의 기운 펼침이요

누르디누른 땅은 음의 기운 품음이니

하늘, 땅, 기운으로

그 사이 우리들 삶

만남도 헤어짐도

이 속에 있는 이치

흥에 겨워 펼친 부채

고이 접어 모아들고

훨훨 날던 버선발도

두 발 얌전히 벗어 놓고

그래도 못 잊어

구름에나 실려 올까

그래도 못 잊어

꿈길에나 만나려나




연평도

       옐로우데이


낙엽이 진다한들 꽃잎만큼 서러울까

한목숨 지는 것도 천지의 차이거늘

하물며 생이별이야 말을 해서 뭐하리


 


할머니 샘 법

               옐로우데이

                    

주판, 계산기는 만질 줄 몰라도

안 되는 계산 없지.  두 주먹 열손가락이면




포장마차 

          옐로우데이

              

가난한 주머니 속

딸랑 남은 지폐 한 장


우동 국물에다

안주 없는 술이라도


하루 내

쌓인 서러움

한 잔이면 족하리



제이님

       옐로우데이


나라 떠나서 이역만리 터 잡으시고

루어 놓은 삶이 이리도 값진 보물

에게로 가고 싶어라.  한 마리 철새 되어



목련

     옐로우데이


찬바람 설한풍에도 끄떡없이 착상하고     

겨우내 몸 불을까 노심초사 하더니     


이른 봄     

양지쪽 찾아     

산실을 차리려네



봄과 봄

        옐로우데이

            

남 주작 북 현무는 남과 북을 말하고

우수경칩 지나자 어김없는 봄인데

동토의 저 왕국에는 어이 올 줄 모르나



고란초

       옐로우데이


요한 산사의 아침예불 목탁소리

(난)해한 화엄경은 무슨 뜻 담겼는가

목은 깨달아 웃는데 나는 알길 없어라



비익조와 연지리 나무

                         옐로우데이


함께 해야 할 운명이라면, 키 작은 상처라도 나누어 안고

평생을 맞추어야 할 너와 나의 가시(可視)거리



보랏빛 향기님

                 옐로우데이


란 듯 솟아있는 동산 숲 꽃봉오리

일락 꽃말처럼 느껴지는 모습 하고

없는 어둠속도 밝혀 왔을 네 모습은

촛대 홀로 타던 내 마음과 같았으리

어이 모든 기운 다해 피워낸 승리여



시집살이

           옐로우데이

        

눈 귀 입, 봉창문처럼 닫고

정지간에서 행주치마로 눈물 훔치던 새색씨



꽃분홍

      옐로우데이

인 듯 아닌 듯이 눈 속에 피는 꽃

바르고 나왔다가 수줍어 빨개지면

매화 품은 봄내음 춘설이 희롱한다



목련

     옐로우데이


안으로 안으로만 키워온 고운 생명    

만삭을 기다리며 남이 알까 감췄다가    


숫처녀     

달거리 하듯    

빨갛게 물들인다



만첩홍도 

          옐로우데이

 

만중운산에 어느 님이 찾아 줄까

첩첩산중 날 찾는 이 흰구름뿐이로다

홍화는 만개하여 벌 나비를 더불고

도롱이 하얀 울음이 깨알처럼 박혀있다



커피 

      옐로우데이


마지막 한모금은 언제나 아쉽더라


못 이룬 첫사랑의

미련에 속이 타듯

 

때로는 

추억 모두를

비워버린 빈 잔 인 듯



백화주

       옐로우데이


백화주 앞에 놓고

님 불러 마주 앉아


화장 단장 곱게 하고

가얏고 뜯을 적에


주렴도 

흥에 겨워서

흔들흔들 춤춘다,



    옐로우데이


봄은  남쪽에서 온다고 믿고들 있지만

마음속에 잠자다 깨는 봄을 먼저 만난다



사랑가

       옐로우데이

                       

겨울을 마중하다 찬바람에 실려 간 님

개나리 꽃 필 때면 꽃바람 타고 오시려나



두물머리 

        옐로우데이

             

갈래 물줄기가 하나로 만나지니

굽이 구비마다 사연도 많았어라

리에 흰 꽃 쌓여 흘러간 여러 성상

(이)곳에 한데 어울려 바람 따라 흘러라



선생님 

       옐로우데이

     
구자의 그림자를 그 누가 밟을 텐가

활이 포도청 된 지금의 작태로는

들의 거룩한 지성이 빛날 길이 어둡다.



    옐로우데이


넌, 내님 눈 속에서 눈물이 되었고

넌, 내 눈 속에서 술잔이 되었다



문창살 

      옐로우데이


무를 겸비한 율곡의 산실이여

창한 앞날을 예견이나 한 듯이

가운 신사임당의 훌륭하신 가르침



단풍

     옐로우데이

    

단청이 곱다한들 너만이야 하리아

풍악산 금강산도 너 아니면 명산이랴



홍련 꽃잎과 빗방울

                        옐로우데이


엽은 만산에 가득하고

잎도 질세라 붉었는데

잎에 앉은 나비는 만화를 희롱하고

새에 이는 바람 꽃잎을 비껴 나네

수원 햇과일은 새아씨 볼처럼 붉어가고

물 머금은 잎사귀 그대 사랑으로 다시 핀다

실방실 웃는 모습은 부처님의 아미 같고

긋불긋하지 않아도 곱기만 한 내 사랑



가마솥

      옐로우데이


녀린 계집아이 부지깽이 들고 나와

당 흙 고운 곳에 글자를 써본다

뚜껑 운전수 될까봐 틈만 나면 쓰고 지운다



열매

     옐로우데이

              

버텨 온 다리와 감싸 안은 두 팔

피와 살로 갚아 준 보은의 결실


 

꽃마차 

      옐로우데이


마차 빌어 타고 임에게로 가자꾸나

음에 간직한 님 오늘은 만나질까

가운 밤길이라도 어서 달려가야지.




연화

     옐로우데이

    

오탁(五濁)의 연못 속에 너희는 살아도

끝까지 함께 한 길, 행복의 미소 나누는



백화주(百花酒) 

                  옐로우데이


가지 꽃잎들을 정성들여 따 모아

수분 예쁜 병에 꽃술로 담았다가

안상 마주하고 앉아 우리 님께 드리리.



백지님

      옐로우데이


의로 감싸진 몸 그 때 슬픔 못 잊어

는 해 바라보며 님 그릴 백지님아

께선 무정도 하여 다시 볼 수 없으니



갈색 낙엽과 노트

                     옐로우데이

                          

피에 꽂아놓고 밤마다 넘겨봤죠

바랜 단풍잎 보물이나 된 것처럼

조 저녁노을 가을하늘 물든 단풍

서에 붙여서라도 님에게 보내볼까

묵한 우리 님 차마보고 웃으실까

란 은행잎에 사랑한다 적은 후에

인 문 사이로 살짝 들여보내 볼까나



고향 부엌에서

                옐로우데이

            

아궁이 불 지피던 어머니 속 쟁이

하얀 풀 냄새가 아직도 아련한데

저세상 가시고 나니 맡아볼 길 아예 없네


부뚜막 밟고 서서 주걱으로 밥을 풀 제

가운데 앉힌 쌀밥 어른들께 먼저 담고

아래에 깔린 보리밥 자식한테 나눠 주네


어머니 당신 배는 차돌로 채웠는가

언제나 자식 앞엔 아까 먹어 배부르다

애 보리 누룽질 망정 당신 먼저 드릴 것을



분홍빛 사랑님

                  옐로우데이


분분히 날아든다

봄 동산 노란나비


홍매화 반만 벌어

향기로 유인할 때


빛 고운

매실줄랑은 

이아니 성급한가


사계절 피는 꽃은

다른데 있을까만


랑군님 그리워 핀

심화만 하오리까


님 위해

피운 이 꽃을

상사화라 부르리



키 큰 나무와 단풍

                     옐로우데이

                   

운 땅 낳은 대지 어느 공이 더 클까

재목 되리라 씨앗으로 자리 잡고

이테 늘어나니 저리도 장성하네

량한 시간 속을 잘도 견뎌 내었구나

가 지붕 처마처럼 하늘 향해 뻗은 가지

숨에 자란 것은 더욱 아니었으리

진 세상 온갖 바람에 멍든 자국조차 고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