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사랑의 불 / 한용운

yellowday 2019. 5. 21. 21:51

 

 

 

 

사랑의 불 / 한용운

 

 

山川草木(산천초목)에 붙은 불은 燧人氏(수인씨)내셨습니다
靑春의 音樂에 舞蹈(무도)하는 나의 가슴을 태우는 불은

가는 님이 내셨습니다

矗石樓(촉석루)를 안고 돌며 푸른 물결의 그윽한 품에

論介(논개)靑春을 잠재우는 南江의 흐르는 물아
牧丹峰(모란봉)의 키스를 받고 桂月香(계월향)無情(무정)咀呪(저주)하면서

綾羅島(능라도)를 감돌아 흐르는 失戀者(실연자)大洞江
그대들의 權威(권위)로도 애태우는 불은 끄지 못할 줄을 번연히 알지마는

입버릇으로 불러 보았다 


만일 그대네가 쓰리고 아픈 슬픔으로 졸이다가

爆發(폭발)되는 가슴 가운데의 불을 끌 수가 있다면

그대들이 님 그리운 사람을 위하여 노래를 부를 때에

이따금 이따금 목이 메어 소리를 이루지 못함은 무슨 까닭인가
남들이 볼 수 없는 그대네의 가슴 속에서

애태우는 불꽃이 거꾸로 타들어가는 것을 나는 본다

오오 님의 情熱(정열)의 눈물과 나의 感激(감격)의 눈물이 마주 닿아서

合流(합류)가 되는 때에

그 눈물의 첫 방울로 나의 가슴의 불을 끄고

그 다음 방울을 그대네의 가슴에 뿌려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