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27 03:17
몇 년 전 SNS에서 '대륙 시리즈'가 유행했다. 중국에서 찍었다는 황당한 사진들이다. 안전 장비 없이 맨몸으로 아슬아슬하게 공사하는 '대륙의 건설 현장', 보이는 부분만 내용물을 살짝 넣고 속은 맨 빵인 '대륙의 샌드위치', 염색이 번져 발을 파랗게 물들인 '대륙의 나이키', 나무젓가락을 먹는 나물로 둔갑시키는 '대륙의 연금술' 등. 믿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폭소와 실소로 '중국은 역시 엉터리'라는 선입견을 재확인했다.
▶이 시리즈가 '대륙의 실수'라는 이름으로 정반대로 바뀐 것은 얼마 후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으면서 세상은 중국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싸고 좋은 제품을 찾는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패턴도 한몫했다. 50만원짜리 '고프로(미니 캠코더)를 흉내 낸 6만원짜리 중국제가 '짭프로(짝퉁 고프로)' 애칭으로 불리며 선풍을 일으킨다.
▶하지만 더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중국의 거대한 바지선 두 척 사이로 1만t 가까운 한(恨) 많은 세월호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를 끌어올린 중국 기업 상하이샐비지의 깃발이 바지선 위에서 펄럭인다. 중국 작업자 350명이 스무 달 동안 바지선 위에서 먹고 자면서 이뤄냈다. 중국의 구난(救難)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막대한 금전 손실까지 감수했다고 한다. 이런 중국에 많은 사람이 놀랐다. 실소로 시작된 '대륙 시리즈'가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재작년 입찰에서 세월호 인양을 중국 업체에 맡겼을 때 별별 소리가 다 나왔다. 세월호 인양을 바라지 않는 정부가 실패를 유도하려고 일부러 엉터리 덤핑 업체를 택했다는 말도 돌았다. 어떤 TV 방송은 작년 12월 이 업체가 한국 정부와 짜고 세월호 화물칸에 구멍을 내 무언가 증거를 빼내려 한다는 투의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다 막상 세월호가 물속에서 나오고 그 모습을 본 뒤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중국 업체라서 괴담이 이 정도에 그쳤다는 얘기가 있다. 인양업체 입찰 때 미국 업체도 도전했다. 만약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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