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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蓮)이여 / 구상 - 부산 '삼락생태공원'에 핀 수련! 16'10/2 yellowday

yellowday 2016. 10. 6. 07:40


연꽃을 노래한 시는 많은데

수련은 아무도 찬송을 하지 않았네요

목이 짧아 우아하지 않다는 이유일까

흙탕물 가까이서 피어난다는 이유일까

















































연(蓮)이여 / 구상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이 발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정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히 범할 수가 있으랴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누리에 세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