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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궁터와 21세기 도심 고층 건물을 품은 전망"…서울시청 '정동 전망대'

yellowday 2016. 6. 20. 19:59

입력 : 2016.06.20 16:30 | 수정 : 2016.06.20 16:50


 빌딩은 도시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도시 경쟁력을 대변하는 콘텐츠다. 랜드마크 빌딩은 도시를 상징함과 동시에 외국인들에게는 인기 많은 관광 명소로 떠오르기도 한다. 빌딩은 이제 일반 주거∙사무 공간을 넘어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조선비즈가 서울의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전망 좋은 빌딩을 포함해 건축∙도시학적으로 의미 있는 빌딩을 탐방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광화문에 있는 경복궁과 덕수궁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코스로 유명하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은 북악산을 배경으로 ‘도심 속 자연’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이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동 전망대’는 이 때문에 도심 관광객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서울특별시청 서소문 청사 13층에 있는 정동 전망대에서는 덕수궁을 중심으로 정동 교회와 정동 극장, 대한성공회성당, 서울시의회, 서울시 신청사까지 볼 수 있다. 이들을 둘러싼 업무 빌딩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인근 광장과 고궁을 둘러보고 전망대를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의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우고운 기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의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우고운 기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는 과거 대법원과 대검찰청이 사용하던 건물이다. 1973년부터 대검찰청이 사용하다 1995년에 대검찰청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이 자리를 서울시가 쓰고 있다. 총 면적은 2만4836㎡로, 약 2250여명의 직원이 5개 동에 근무하고 있다. 현재 도시교통과 하천관리, 기후환경, 정보통신 등 현업 부서들이 이 서소문청사에 들어와 있다. 2012년 10월 본관인 신청사 개청을 앞두고 2009년부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과 기획상황실 등 서울시 주요 부서가 서소문청사를 쓰기도 했다.

정동 전망대는 청사 1동의 13층에 있다. 1층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3호기)를 타고 13층으로 올라가면 정동 전망대를 볼 수 있다. 전면 통유리에 50여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건물에 대한 안내도 준비돼 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의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쪽 1시 방향으로 서울시 본관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의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쪽 1시 방향으로 서울시 본관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정동 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의 함녕전, 정관헌, 석어당, 즉조당, 중화전, 석조전 등과 함께 정동극장, 정동교회, (옛)러시아 공사관, 대한성공회성당, 서울시의회, 서울시 신청사, 서울도서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들 건물의 위치도와 자세한 설명은 한글과 한문, 영어, 일본어로 표기돼 있다. 흥국생명 본사와 금호아시아나 사옥, 롯데관광개발 빌딩과 코리아나호텔, 동아일보 건물과 같은 고층 빌딩도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5월 덕수궁 일대의 전망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이 전망대를 만들었다. 원래 대회의실 창고로 쓰던 장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6월에는 전망대에 카페 ‘다락’이 문을 열었다.

전망대는 휴무일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항상 연다. 평일엔 하루에 600여명, 휴일에는 250여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카페의 한 직원은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뿐 아니라, 요즘엔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객들도 자주 온다”며 “유럽 관광객도 가끔 오는데, 매우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시계 방향으로 전망대 입구, 내부 전경, 카페 ‘다락’ 모습. /우고운 기자
시계 방향으로 전망대 입구, 내부 전경, 카페 ‘다락’ 모습. /우고운 기자

카페 다락에서는 공정무역 커피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만든 쿠키와 빵을 판매한다. 음료 한 잔에 2000원~3000원 선이다. 총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1명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시각장애인을 채용했다. 전망대에서는 서울풍경 아트 엽서와 텀블러, 수저, 각종 기념품 등도 판매한다. 벽면에는 정동 일대의 옛날 사진과 지도 등이 걸려 있다.

전망대가 있는 13층에는 회의실과 간담회장 등도 있다. 전망대가 있는 서소문 청사 1동은 총 14층까지 있다. 문화본부와 도시교통본부, 기후환경본부 등의 현업 부서와 체력단련실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와 있다. 1동에는 5개 동 중 가장 많은 1569명이 근무한다. 이 밖에 2동은 시의회 건물로 쓰이며, 3동은 정보통신 관련부서, 4동은 후생 복지시설, 5동은 감사동으로 쓰인다.

정동야행 행사때 덕수궁 일대의 야경 모습. /서울시 제공
정동야행 행사때 덕수궁 일대의 야경 모습. /서울시 제공


얼마 전에는 덕수궁 일대를 야간에 개방하는 ‘정동 야행(夜行)’ 행사가 열려 전망대에 인파가 몰렸다. 정동야행이란 봄, 가을에 열리는 덕수궁과 정동길 일대 거리 축제로, 지난 5월 27~28일(금~토요일) 이틀간 약 1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덕수궁 야외공연과 정동극장과 시립미술관 특별 무료공연, 한복체험 및 전통문화 체험 행사 등이 펼쳐졌다. 정동 전망대는 이날 이례적으로 오후 9시까지 개방했다. 덕분에 전망대에는 금요일에만 1000여명, 토요일에만 1400여명이 방문했다.

서울시청 총무과 지관우 주무관은 “일대 축제를 즐기고 잠시 쉬기 위해 전망대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며 “전망대가 덕수궁 일대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 전망대가 있는 서울시 서소문청사 1동 전경. /우고운 기자
정동 전망대가 있는 서울시 서소문청사 1동 전경. /우고운 기자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