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09 03:14
[핫 플레이스] '청보리 섬' 제주 가파도
주택·도로 뺀 섬 71%가 보리밭
보리 익는 이달말엔 '황금 물결'… 올 청보리축제 4만8000명 찾아
탄소 없는 친환경 청정 섬 명성… 섬둘레에 올레길, 산책하기 좋아
제주도 남서쪽 모슬포항에서 배로 20분(5.5㎞) 남짓이면 닿는 가파도는 '보리의 섬'이다. 전체 면적 85만㎡ 중 보리밭이 60만㎡를 차지한다.
잠실종합운동장 5배 정도의 크기다.
지난 주말 선착장에서 내려 마을 안길로 들어서니 길목부터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보리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예전부터 강한 해풍에
견딜 수 있는 보리를 재배했죠." 진명환(56) 가파리 이장은 "요즘은 주택과 도로를 뺀 섬의 대부분이 청보리밭"이라고 말했다.
◇봄철 제주 여행 명소로
가파도는 제주도와 마라도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자리 잡고 있다. 마름모꼴 모양새가 가파리(가오리)를 닮았다고 해서 가파도로 불린다는 설이 있다.
2009년부터 매년 열리는 청보리축제는 봄철 제주 여행에서 빠지지 않을 만큼 유명해졌다.
지난달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한 달간 열린 올해 축제(8회)엔 작년보다 20% 늘어난 4만8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진명환 이장은 "이달 말쯤 되면 청보리가 익으면서 '황금 보리'가 된다"고 말했다. 보리는 6월 초에 수확한다.
가파도는 평평하다. 산이 없고,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m 정도다. 섬 안쪽 길은 미로처럼 동서남북 사방으로 뻗어 있다.
섬은 크게 상동과 하동으로 나뉜다. 상동 포구 쪽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종 모양의 산방산과 소가 드러누운 모양새인
송악산,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하동 포구 쪽에선 마라도와 태평양이 눈에 들어온다. 2009년 전선을 땅에 묻는 작업을 하면서 통신주 일부만
남겨놓고 전봇대 132개를 모두 없앴다.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사라져 바다와 청보리밭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기가 더 좋아졌다.
◇산책길 따라 두 시간이면 일주
가파도에도 올레길이 있다. 서귀포시 화순항과 모슬포항까지의 올레길 10코스에 딸린 코스(10-1)다. 올레길과는 별도로
마을 주민들이 섬을 반으로 나눠 두 개의 산책로를 만들어놨다. 4.2㎞ 둘레인 해안도로와 올레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섬 한 바퀴를 돈다. 천천히 걸어도 두 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마을 민가와 식당들은 대부분 섬 가운데에 모여 있다. 돌담은 처마 높이까지 쌓여 있었다. 태풍 등 거친 날씨 탓에 생기는
높은 파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가파초등학교는 걷다가 살짝 피곤해질 때 잠시 쉬어 가기에 좋다.
아이들은 잘 가꾸어진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논다. 책을 읽는 소녀상과 돌하르방, 해녀 조각상도 시골 학교를 멋지게 장식한다.
가파도는 돔이 잘 낚이는 황금 어장으로 꼽힌다. 낚시꾼과 관광객을 위한 숙소 7곳이 영업 중이다. 음식점도 7곳이다.
게·소라·톳·성게 등 주민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10여 가지 반찬으로 만들어 올리는 밥집이 대부분이다. 자장면과 짬뽕 등을 파는 가게도 있다.
◇탄소 없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
초등학교를 나와 마을 안쪽에 들어서니 보리밭 사이로 거대한 풍력발전기 2대가 돌아가고 있었다.
250㎾급인 풍력발전기는 2011년 가파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세워졌다. 가파도의 126가구 중
37가구엔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달 말까지 11가구에 태양광이 추가 설치된다. 가파초등학교 옆에는 섬 전력 상황을
관리하는 운영센터가 있다. 가파도의 전력 자립도는 현재 70% 정도이다. 제주도는 1MWh 수준인 가파도의 현 전력 저장 장치를
올 상반기까지 3MWh 규모로 늘려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 계획이다.
☞가파도에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배편은 하루 4회 운항한다. 예약은 되지 않으며, 선착순으로 표를 살 수 있다.
성인 기준 왕복 운임은 1만2600원(만 2~12세 어린이 6800원)이다.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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