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08 15:36
<블로그여행기>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사는 뉴욕.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만큼 버라이어티한 문화와 종교 또한 공존한다. 그리고 뉴욕에서
가장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민족 유대인. 오늘은 그들의 삶과 역사, 문화와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곳, 유대인 박물관에 다녀왔다.
날 좋은 어느 날 오후, 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왔다. 주말보다 평일이 한적한 어퍼이스트. 든든하게 점심을 챙겨 먹은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센트럴 파크를 바로 옆에 둔 5th Ave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 박물관 1층 입구에서 가방 검사를 끝내고
사진 촬영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뉴욕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예술 작품과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고자 철저하게 가방 검사를 한다.
그들만의 문화이니 불편함을 감수하자.
유대인 박물관은 목요일 오후 5시 이후부터는 'Pay what you wish'이다. 매주 목요일, 시간에 맞춰 박물관에 방문한다면 관람객이
원하는 만큼의 비용만 지급 하고 입장 할 수 있다. 학생이나 저소득층 아이들도 경제적인 부담 없이 쉽게 그들의 문화재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뉴욕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 이 도시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만든다.
가장 먼저 박물관 1층에 들러본다.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과 비디오 아트 전시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1층은 특별전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페인팅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치 미술도 만나 볼 수 있는 1층 특별 전시관. 독특한 페브릭을 연결해 실로 색감 조합을 맞춘 작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뉴욕의 거리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유대인들의 전통 의상에서 찾아볼 수 있든 불규칙한 패턴이나 기하학무늬로
포인트를 준 작품들이 눈에 띈다.
전시장 한곳에 있는 비디오 아트 부스. 강렬한 비트와 음악, 나레이션으로 구성된 오디오와 함께 독특한 색감의 영상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었다. 슬픈 흐느낌과 신음, 욕설이 뒤섞인 다소 색이 짙은 영상. 보는 내내 몸을 움찔거릴 정도였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저항'이란 표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비디오 전시.
1층 전시관의 분위기는 다소 그로데스크 했다. 작품을 보는 내내 비디오 전시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만드는 분위기 탓이겠다.
관람객이 별로 없던 텅 빈 전시관에서 울리는 음악과 다소 강렬한 작품이 인상적이었던 순간.
작품은 상당히 강렬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을 표현한 작품들은 색감 조합뿐만 아니라 표현 또한 사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을 정도였다.
다른 코너에서 발견한 독특한 작품. 일본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한 유대인 작가의 동양적인 요소가 결합한 패인티오가 삽화까지 함께 만나 볼 수 있었다.
3층으로 걸음을 옮기니 또 다른 모습의 전시장이 나를 맞이한다. 3, 4층은 영구적으로 유대인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전시관이 있는데
주로 정부와 개인에게 후원이나 기증을 받은 문화제 또는 예술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책으로만 만났던 유대인의 역사와 종교에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종교와 율법이 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대체로 민족을 구분 할 때는 크게 종교적, 지역적, 문화적으로 구분하지만 유대인은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지역적 분류에서
기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종교로 나뉘는 민족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대체적으로 뉴욕과 같은 다민족 사회에서는 인종과 관계없이
출신지 별로 유대가 형성되기 마련인데 유대인들은 독특하게도 종교적 신념 하나만으로 강한 집력을 가진다.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유대인 중 미국에 사는 유대인은 절반에 해당한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나치 정권에 의해
잔인하게 학살당했지만 현재 그들은 세계 금융에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다. 미국 내 100대 기업 중 40%를 소유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저력. 잠시나마 이곳에서 배운 역사적 사실을 통해 그들의 종교적 관념과 가치관을 들여다본다.
어릴 적 엄마가 선물로 주셨던 탈무드라는 책을 기억한다. 그들의 종교에 대해 알아가는 동안 문득 그때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물론 그때
내가 읽은 책은 어린아이를 위해 내용이 조금 각색된 책이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유대인 율법이 그대로 적힌 원본 탈무드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한다.
3층에서 만난 독특하고 재밌는 영상. 미국 내에서 방영된 다양한 티브이 쇼나 영화에 나오는 유대인을 클립 형식으로 엮은 영상이었다. 간혹
유대인들의 성향이나 문화에 대해 조롱이 섞인 장면들도 있었고, 그들의 업적을 찬양하거나 그들의 재력에 질투하는 재미난 장면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들의 삶에 숨처럼 담긴 종교와 율법. 남들이 보기엔 다소 고집스러워 보인다 말할 수 있지만 세계의 모든 분야에 미치는
그들의 행보를 따져보자면, 다소 폐쇄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삶의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작품 감상이 끝나고 지하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유대인식 저염 생선과 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맨해튼에 있는 정통 레스토랑 'RUSS & DAUGHTERS'도 인기 만점이다.
내가 방문한 그 날은 아쉽게도 프라이빗 이벤트가 열리고 있어 식사하진 못했지만, 남편과 시간을 내어 꼭 식사하러 다시
들려보고 싶은 곳이다. 식사뿐만 아니라 음식재료도 직접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1층에 있는 기념품 가게.
전시 중인 작품에 관련된 포스터와 엽서가 주를 이루었고 역사 관련 서적들과 그들의 종교의식에 필요한 물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물건은 바로 패션 액세서리와 스카프 종류. 유명 유대인 디자이너 Isaac Mizrahi 의 디자인 패턴으로 제작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 그의 작품 전시회는 이곳에서 8월 말까지 계속된다. )
한 시간 가량의 배움과 깨달음의 시간. 뉴욕에서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을 만나 보았지만 가장 독특한 경험을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유대인 박물관을 꼽겠다. 어느 순간엔 마음이 일렁였고 어느 순간엔 숙연해지던 복잡한 감정의 연속. 매년 다양한 특별전을
전시한다고 하니 다음 전시회가 기대되는 바이다.
+ 주소 : 1109 5th Ave, New York, NY 10128
+ 전화번호 : (212) 423-3200
+ 수요일 휴무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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