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고독에 관한 시 모음

yellowday 2016. 1. 15. 05:42

고독을 위한 의자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여렷 속에 있을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속에 헤아려 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고독 - 문정희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 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고독 - 김현승


너를 잃은 것도
나를 얻은 것도 아니다.

네 눈물로 나를 씻어주지 않았고
네 웃음이 내 품에서 장미처럼 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눈물을 쉬이 마르고
장미는 지는 날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너를 잃은 것을
너는 모른다.
그것은 나와 내 안의 잃음이다.
그것은 다만......

 

 

 

고독하다는 것은 -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 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고독하다는 것은 - 이정하


날고 싶을 때 날 수 있는 새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피고 싶을 때 필 수 있는 꽃들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고독하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내 마음을 고스란히 비워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그래서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고,
어서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그런 뜻입니다.

 

 

 

 

고독 - 원태연

 

 

외롭긴,
별 싱거운 소릴
이 친구가
그림자보다 더 따르는데.

 

 

 

 

고독 - 김남조

 

 

이제 나 다신 너 없이 살기를 원치 않으마
진실로 모든 잘못은
너를 돌려놓고 살려던 데서 빚어졌거니
네 이름은 고독,
내 오랜 날의 뉘우침이
너에게 와서 머무노니

 

 

 

고독은 - 용혜원

 

 

잔잔히 흘러 들어오는
고독
삶이란 길목에서
잠시 동안이나마 쉬고플 때
휴식할 수 있는
의자와 같다

고독
아름다울 수 있다
고독
멋질 수 있다

한 잔의 커피도
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고
홀로 있다는 것을
더 깊숙이 느낄 수 있다

고독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외로움으로
푹 빠져들 수가 있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고독 - 강은교


잠자리 한 마리가 웅덩이에 빠졌네
쭈글쭈글한 하늘이 비치고 있었네
서성대는 구름 한 장
잠자리를 덮어주었네

잠자리 두 마리가 웅덩이에 빠졌네
쭈글쭈글한 하늘이 비치고 있었네
서성대는 구름 한 장, 구름 곁 바람이
잠자리를 덮어주었네

잠자리 한 마리가 울기 시작했네
잠자리 두 마리도 울기 시작했네
놀란 웅덩이도 잠자리를 안고 울기 시작했네

눈물은 흐르고 흘러
너의 웅덩이 속으로 흐르고 흘러

너를 사랑한다.

 

 

 

고독 - 허영자

 

 

그는

어깨동무

홀로 있는
많은 때를
찾아와주는 그는

지난 일을
후회하지 마라
세월이 너를
낫게 하리니.....

사람 사는 길
그 두려운 깊이를
가장 정적히
일러주는 그는

나를 키우며
나랑 함께 자라는

하나뿐인 내
어깨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