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년 개화기에 태어나, 어렸을때부터 글공부를 좋아하여, 열 살 전후에 사서삼경 독파 이십세
전에 장원급제 했네. 안동 김씨에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어머니를 모시고 아들 둘에 처 하나
백일장 과거에서 조상을 욕한죄로 하늘이 부끄러워 삿갓 쓰고 이름도 버려 가정도 버려 욕심도 버려
양반 또한 버렸다.
그 후로 한평생 삿갓쓰고 삼천리 방방 곳 곳 떠돌아 다니니 사람들은 그를 보고 김삿갓이라하네.
삿갓 쓰고 죽장 짚어 바람이 부는 대로 구름처럼 떠돌며 착한 서민의 친구가 되어 못된 양반 혼내준
의리의 사나이.
도인에는 도 , 시에는 시,로 맞서 시짓기 내기에서 져본일이 없어 산첩첩 수중중 구경하고 동가식
서가숙 방랑하네. 외롭고 고독한 방랑의 생활 술은 삿갓의 유일한 친구, 한잔하면 시상이 떠올라
두잔하면 세상이 내것이라, 한잔술에 시한수 또 한잔술에 시한수, 신선의 목소리 무아의 경지로다.
천재로다, 천재로다 그의 이름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김삿갓이 일생을 죽장망혜(竹杖芒鞋)로 세상을 유람하다가 단천(端川) 고을에서 결혼을 한일이 있었다.
젊은 청춘 남녀의 신혼 밤은 시간 시간마다 천금이 아닐수 없지않는가?
불이 꺼지고 천재 시인과 미인이 함께 어울어졌으니 어찌 즐거움이야 이루 다 말할수 있겠는가?
뜨거운 시간에 취해있었던 김삿갓이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쓴 사람 처럼 불이나케 일어나서
불을 켜더니 실망의 표정을 지으면서 벼루에 먹을 갈고 그 좋은 명필로 일필휘지하니,
"모심내활(毛深內闊)" (털이 깊고 안이 넓어 허전하니)
"필과타인(必過他人)" (필시 타인이 지나간 자취로다.)
김삿갓은 이렇게 써놓고, 여전히 입맛만 다시면서 한 숨을 내쉬고 앉아 있었다.
김삿갓의 그러한 행동에 신부가 의아해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원앙금침에 홀로 남아 부끄러움에
감았던 눈을 삼며시 뜨고,
김삿갓이 써놓은 화선지를 살펴보곤 고운 이마를 살짝 찌풀이듯 하더니, 이불에 감싼 몸을 그대로
일으 켜 세워 백옥같은 팔을 뻗어 붓을 잡더니 그대로 내려쓰기 시작했다.
"후원황률불봉탁" (後園黃栗不蜂坼) 뒷동산의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계변양유불우장" (溪邊楊柳不雨長) 시냇가의 수양버들은 비가오지않아도 저절로 자라니라.
글을 마친 신부는 방긋 웃더니 제자리로 돌아가 눈을 사르르 감고 누었다
신부가 써놓은 글을 본 김삿갓은 잠시 풀렸던 흥이 다시 샘솟으며 신부를 끌어안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자기의 처녀성을 의심하는 글월도 글월 이거니와, 이에 응답하는 글 역시 문학적으로 표현해
놓았으니 유머도 이쯤 되면 단순히 음담패설이라고 하지는 못할 것이로다.
인생의 의미를 알려고 하기 보다 그인생을 즐기기위해 살아가는 한 남자!!
바로 그가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이(金炳淵)아니더냐!!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金炳淵)인대기★
방 : 방랑자의 유랑길에 지팡이가 유일한벗
랑 : 낭패로다 양반가문 하루아침 몰락폐족
시 : 시와술로 해학풍자 세상인심 희롱하네
인 : 인정머리 야박하다 곳곳마다 문전박대
김 : 김을 매는 아낙네야 멀건죽도 과분하니
삿 : 삿갓벗고 걸터앉아 한끼요기 청할적에
갓 : 갓끈조차 풀기전에 부지깽이 날아오네
"自 知 는 晩知 고" (자 지 는 만지 고) "스스로 알려면 늦어지고"
"補知 는 早知라" (보지 는 조지라) "도와주면 알수있다"
"김삿갓 서당 욕설 시" 김삿갓 (본명 김병연)
"시골 서당에 찿아가 하루밤 재워 주기를 청 하나 훈장은 미친개 취급을 하여 내 쫓는다."
"화가난 김삿갓이 더러운 욕설시를 한수 써 붙힌 시(詩)"
"서당 내조지(書堂 乃早知)" (내 일직이 서당인줄은 알았지만 )
"방중 개존물"(房中皆尊物) (방안에는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 제미십(生徒 諸未十)" (생은 모두 열명도 안 되는데)
"선생 내불알(先生 來不謁)" (선생은 찿아와 보지도 않네.)
김삿갓이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안주인이 "人良卜一(인량복일)하오리까?" 하고 묻자 (다른 버전으로는 人良且八(인량차팔)이 있다.)
그 친구가 "月月山山(월월산산)하거든." 하고 답했다.
그러자 김삿갓이 화를 내며
"丁口竹夭 (정구죽요)로구나 이 亞心土白 (아심토백)아."
(다른 버전으로는 "丁口竹天 (정구죽천) 이구나 이 犬者禾重(견자화중) 아!" 가 있다.) 하고 가 버렸다.
이를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人良 卜一 = 食(밥 식) + 上(윗 상) = 밥을 올리다 아니면 食(밥 식) + 具 (갖출 구) = 밥을 내놓다
•月月 山山 = 朋(벗 붕) + 出(날 출) = 친구가 나가다
•丁口 竹夭(혹은 天) = 可(옳을 가)[1] + 笑(웃을 소) = 가소롭다. 쉽게 얘기하면, 그냥 웃기구나.
•亞心 土白 = 惡(나쁠 악) + 者(놈 자) = 나쁜 놈
•犬者 (이미 개새끼란 의미지만..) 禾重 = 猪(돼지 저) + 種(씨 종) = 돼지 새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함경도에서 어떤 부자들이 노니는 것을 보고 술 좀 달라고 했다가 되려 푸대접을
하니까 다음과 같은 시를 읊어서 부자들을 화나게 하기도 했다.
日出猿生原 일출원생원. 해 뜨자 원숭이가 마당에 나타나고
猫過鼠盡死 묘과서진사. 고양이가 지나가자 쥐가 다 죽네.
黃昏蚊簷至 황혼문첨지. 저녁이 되자 모기가 처마에 이르고
夜出蚤席射 야출조석사. 밤이 되자 벼룩이 자리에서 쏘아 대네.
역시나 언어유희가 잘 두드러지는 작품. 각각 성이 원생원 = 원숭이, 서진사 = 쥐, 문첨지 = 모기,
조석사 = 벼룩으로 치환된다는 언어유희를 이용한 것이다. 이 한시가 품은 뜻을 모를 리가 없는
부자들은 그 시를 읽고 화를 낼 수밖에 없었겠다
•가렴주구를 폭로한 시도 썼다.
宣化堂上宣火黨 선화당상선화당. 선화당에서 화적같은 정치를 행하고
樂民樓下落民淚 낙민루하낙민루. 낙민루아래에서 백성들이 눈물흘리네
咸鏡道民咸驚逃 함경도민함경도. 함경도 백성들이 모두 놀라 달아나니
趙岐泳家兆豈永 조기영가조기영. 조기영이 가문이 어찌 오래 가리오?
당대 함경도 관찰사 조기영의 가렴주구를 폭로한 시로 선화당, 낙민루, 함경도, 조기영의 한자 훈을
바꿔서 기가막힌 시를 지었다.
•풍자대상은 불분명하지만 이런 시도 지었다.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스무 나무 아래에 서러운(서른) 나그네
四十村中五十食 사십촌중오십식. 망할(마흔) 놈의 마을에서 쉰 밥이네
人間豈有七十事 인간기유칠십사. 사람 세상에 어찌 이런(일흔) 일이
不如家歸三十食 불여가귀삼십식. 집에 돌아가 설은(서른=설익은) 밥 먹느니만 못하구나
•또한 시 중에는 시(是)와 비(非) 단 두글자로 지은 시도 있다. 제목도 시시비비가(是是非非歌).
허황된 이론을 가지고 옳다 아니다 하며 탁상공론이나 일삼는 부류를 풍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도이 옳지 않으며 (是是非非非是是)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함이 옳지 않음이 아니다 (是非非是非非是)
그른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함이 이 그른 것이 아니며 (是非非是是非非)
옳다는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함이 도리어 이 그른 것을 옳다 함이다 (是是非非是是非)
청산님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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