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10 03:00 | 수정 : 2015.03.10 07:04
법원 직원들 강경 대응하자 "변호사室 직원" 거짓호통에 "한번만 봐달라" 애원하기도
지난주 수도권 법원의 민원실에서 소송 서류 접수를 담당하는 직원과 서류 뭉치를 들고 온 40대 남성 간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저 변호사 사무실 직원 맞아요"라며 펄펄 뛰었다가 "그냥 좀 넘어가 달라"고 읍소를 반복하던 남성은 결국 "재직 증명서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하라"는 직원 말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민원실을 빠져나왔다. 법원 관계자는 "이 남자는 ○○○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한다면서 법원을 찾아올 때마다 매번 다른 변호사 이름이 적힌 서류를 가지고 왔다"며 "일명 '법조 브로커'로 추정되는데 그동안은 강하게 제재하지 못하다가 대법원 예규(例規)가 바뀐 덕분에 직원이 강경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변호사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소속 변호사회에 회비도 제대로 못 낼 정도로 사정이 어려운 변호사가 늘어나자 법조 브로커들의 역할은 점점 커졌다. 원칙적으로 소송 관련 서류는 작성자 본인이나 변호사·법무사 등 법률 대리인이 법원에 내게 돼 있지만, 사건 수임은커녕 사무장·직원도 고용하지 못하는 상당수 변호사를 대신해 소송 서류 제출 업무까지 대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 브로커가 유행처럼 번졌다. 법원 직원들 눈에는 브로커가 누구인지 뻔히 보였지만, 특별한 제재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개정 예규가 시행된 지난주부터 각급 법원 문서·서류 접수 담당 창구에선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는 브로커를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엄격한 규정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빠진 브로커들이 화를 내기도 하고, 싹싹 빌기도 하고, 신경질을 내기도 하다가 결국은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변호사들 반응은 엇갈린다. 대부분은 "법원이 브로커를 적극 단속하면 브로커를 쓰는 변호사들의 불법행위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월급 100만원도 못 버는 변호사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브로커를 쓰는데 그런 변호사들은 어떻게 사느냐"는 일종의 '동정론'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몇몇 변호사에겐 당장 불편이 생길 수 있겠지만 브로커를 근절하면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에게 모두 이익"이라며 "법원이 적극적으로 브로커 근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w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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