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인곡 / 송강 정철
동풍이 건듯 불어 적설을 헤쳐 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어라.
가뜩 냉담한대 암향은 무슨 일고.
황혼의 달이 좇아 베개 밑에 비치니
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 꺾어 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져.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꼬.
꽃 지고 새 잎 나니 녹음이 깔렸는데,
나위(羅韋) 적막하고 수막(繡幕)이 비어 있다.
부용(芙蓉)을 걷어 놓고 공작(孔雀)을 둘러 두니,
가뜩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길던고.
원앙금(鴛鴦錦) 베어 놓고 오색선(五色線) 풀어 내어,
금자로 겨누어서 임의 옷 지어 내니,
수품(手品)은 물론이고 제도(制度)도 갖출시고.
산호수(珊瑚樹) 지게 위해 백옥함(白玉函)에 담아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데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리만리 길에 뉘라서 찾아갈꼬
가거든 열어 두고 나인가 반기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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