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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詩調 - 겨울집 시집살이 / yellowday

yellowday 2014. 12. 10. 01:52

 

 

 

 

 

 

겨울집 시집살이 / yellowday

 

 

자씨 맵다한들 시집보다 더 매울까
위로는 조모님에 아래로는 칠남매가
빨래터 얼음장물은 왜 그리도 차갑던지

넘어 담넘어엔 뉘 사는지 몰라도
어쩌다 길가다 동네어른 만나지면
한 직각 꺾은 허리로 문안인사 여쭙고

이야 있든없든 초막이면 어떠랴
밤이면 낭군대신 부엉이가 친구되고
단칸방 셋방살이도 좋으니 시집살이 면하고파

누이 둘 있는건 갈래머리 철부지
저녁밥 지을때면 어디론가 사라지네
아궁이 불이라도 지펴주면 얼마나 고마울까

마당 넓은뜰은 구석구석 내몫이요
비라도 올라치면 비설거지 종종걸음
시동생 여럿 둔 덕에 도시락만 산더미

아도 산게아냐 물리고픈 마음뿐
시부님 하루멀다 밤중마다 술잔치니
시골에 안주꺼리 뭐있나요 주안상이 서럽다

렇듯 세월지나 백발이 희끗희끗
자식들 출가하여 손주들 방긋방긋
더이상 바랄게 없으니 행복이라 이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