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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인정한 '겸손하고 주변에 귀 기울이는' 리더 - 가서는 안 되는 길, 꽉 막힌 고집불통

yellowday 2014. 11. 23. 12:31

입력 : 2014.11.21 13:25

반면교사였던 隋양제
학식·재주 뛰어났지만 교만에 빠져 신하 무시 잘난 체 다투다가 망해
피해야 할 4가지
固, 소통 못하고 꽉 막힘 驕, 다른 사람을 무시함 吝, 베풀 줄 모르고 인색 慍, 서운함 마음 갖는 것


	이한우 문화부장
이한우 문화부장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知人] 그 사람의 애씀과 바탕[文質]을 판별하고,

이어 그가 애씀[文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았다. 그리고 애씀, 애쓰는 법을 배우는 태도와 관련해

핵심에 적중함[中], 오랫동안 잘 유지함[庸=常=久], 열렬함[誠]이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을 짚었다.

그렇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 유형인 고집불통[固]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가? 그에 앞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고집불통이란 성격이라기보다는 일과 사람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한 우물만 파는 장인(匠人)은 고집불통이 아니다. 좀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렬하게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고집불통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이 장인은 애씀을 배우려는[學文] 쪽에 가깝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고집불통에 빠지는가? '논어' '태백 11'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 그 실마리를 제시한다.

"주공(周公)과 같은 빼어난 재주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교만하거나[驕] 인색하다면[吝] 그 나머지는 족히 볼 것이 없다."

주공은 공자가 가장 존경한 인물이다. 이런 주공처럼 빼어난 재주[才=質]를 타고났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마음인 교만함이나

인색함에 젖어 있을 경우 앞으로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만한 자나 인색한 자는 둘 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점을 배우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을 무시하며 자기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바로 고집불통[固]이다.

특히 리더가 우매해도 문제지만 똑똑하다 하여 교만함에 빠질 경우 천하도 망하게 하는 경우로 진덕수는 '대학연의'에서

수나라 양제를 든다. 자신의 재주와 학식을 과신했던 양제는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짐이 운 좋게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황통(皇統)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들 하는데

설령 짐이 사대부들과 겨뤄서 선발 시험을 친다고 해도 마땅히 천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만의 극치다. 리더가 이런 오만에 빠질 경우의 병폐에 대해 진덕수는 "그 때문에 임금과 신하가 서로를 함부로 대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때문에 임금과 신하가 서로 잘난 체 다투었으니 결국 어지러워져 망하고 말았다"고 진단한다.

인색함 또한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과 통한다는 점에서 교만의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고집불통[固]이란

꽉 막혀 주변 혹은 위아래와 소통하지 못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반대로 교만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게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

애쓴다는 것은 남의 말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려고 애쓴다는 뜻이다. 경청(傾聽), 경청하면서도 어느새 자기 말만 하고 있는 리더는 고(固)에 가깝다.

다른 사람에게 배우려는 열린 태도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맹자가 결정적인 조언을 준다. 가장 낮은 단계부터 올라가 보자.


	삽화 그림

'맹자' '공손추 장구'에서 맹자는 먼저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를 높이 평가한다. 그는 남들이 자신의 허물을 말해주면 (진심으로)

기뻐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단계도 쉽지 않다.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대부분 속으로 서운한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다른 사람의 잘못은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이 무난한 처세술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는 잘못이다.

자로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람은 우왕(禹王)이다. 그는 남들이 좋은 말을 해주면 절을 했다고 한다. 겉치레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했다. 요즘 리더들에게 흔히 강조하는 경청이 바로 이 단계다.

맹자는 가장 높은 단계로 순(舜)임금을 든다. 좋은 일을 할 때 남들에게서 취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는 이유다. 이 말은 음미할 필요가 있다.

순임금은 좋은 일을 할 때 남들과 자신 의견이 똑같으면 그 의견을 채택하면서 이를 자기가 생각해낸 것이라 주장하지 않고 남들 의견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했다. 또 미처 자신이 생각지 못한 좋은 일을 남들이 하려고 하면 반드시 이루어주었다. 이에 대한 맹자의 평가다.

"이것은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수준이 가장 높다. 그만큼 어려운 단계다.

자로, 우왕, 순임금만큼은 못해도 자신의 허물을 말해주면 욱하지 말고, 좋은 말에는 최소한의 감사 표시라도 하고, 남들이 잘하는 것을

 방해만 하지 않아도 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固) 교(驕) 인(吝) 온(�)은 닦아서[修] 없애야 할 부정적 개념들이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