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識 알면福이

꽃할머니, 사탕색 老年을 만나다

yellowday 2014. 11. 12. 13:15

입력 : 2014.11.12 05:48

[실버세대 옷 잘 입는 비결]

파스텔톤 외투로 생기있게… 화사한 실크 스카프는 필수
스키니진이 오히려 뱃살 가려

'은발의 패셔니스타'다. 스키니진에 부츠를 신은 60대 여인, 백발에 앞머리만 연보랏빛으로 물들인 70대 여인이 거리를 활보한다. 주책이라고? 그 '도발'이 멋져 돌아보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우리뿐 아니다. 미국 뉴저지에선 내년도 달력에 할머니 '누드' 모델들이 등장했다. 산타 모자를 쓴 채 커다란 곰인형, 혹은 우산으로 가슴을 가린 채 짓궂게 웃는 할머니들이 미국 전역을 달궜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된 '어드밴스드 스타일'(윌북)은 뉴욕의 패션 블로거 아리 세스 코헨이 거리의 할머니 패셔니스타들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집이다. 책에 등장하는 100세 여인 로즈는 "모두가 입는 옷은 내 옷이 아니야"라며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섰다. 붉은색으로 물들인 숏커트에 남성복 스타일을 즐기는 작가 앨리스 캐리, 빨강·노랑·파랑 원색 계열 옷만 입는 예술가 캐럴 마켈은 "젊었을 땐 남들처럼 입었지만 이젠 내 방식대로 입는다"고 선언한다.

스키니진, 레깅스에 도전하라

칠순의 디자이너 배용은 "젊은 사람들은 70대라고 하면 엄청 나이 들었다 생각하지만 당사자들은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실버 세대의 패션 감각은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륜을 녹여내면서도 발랄함을 잃지 않는 멋 내기가‘꽃할매’비결. 미국의 패션 블로거 코헨이 모자와 선글라스, 스카프와 코르사주만으로 패셔니스타가 된 거리의 할머니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리 세스 코헨 사진·윌북 제공
물론 누구나 은발의 패셔니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포인트는 정성껏 꾸미되 덜 꾸민 듯 보일 것! 일단, 점잖은 옷은 벗어 던지자. 디자이너 손정완은 "나이가 들면 어두운 회색, 짙은 팥죽색처럼 명도·채도가 낮은 아이템을 고르는데 잘못하면 칙칙해 보인다"고 충고했다. 나이 들수록 화사한 파스텔톤, 일명 사탕색 옷을 입어야 얼굴에 생기가 돈다. 외투는 검정이나 군청색 대신 아이보리나 베이지색 외투가 우아하다. 허리를 잘록하게 묶는 S라인 외투보다는 일자로 툭 떨어지는 H라인과 엉덩이 부분을 풍성하게 부풀린 A라인을 섞은 코쿤(누에고치) 실루엣이 제격. 디자이너 배용은 레깅스나 스키니진도 과감히 시도하라고 권한다. "뱃살 때문에 못 입는다고요? 레이어드룩으로 겹쳐 입으면 각선미도 살리고 훨씬 날씬해 보입니다."

모자 하나만 멋스럽게 써도…

소품 하나만 바꿔도 격이 달라진다. 가장 효과적인 게 모자! 배용씨는 "머리숱이 적어지는 만큼 헤어스타일에 신경 쓰듯 모자에 관심을 가지라"고 했다. 초보자는 회색, 쥐색 계열로 시작해 브라운으로 넘어가는 것이 무난하다. 니트 소재보다는 펠트 소재가 따뜻하고도 조형미를 살릴 수 있어 멋스럽다. 원색이나 챙이 넓은 것은 천천히 시도한다.

화사한 실크 스카프도 필수품. 손정완씨는 "꽃무늬 대신 기하학 무늬 스카프를 둘러주면 착시 효과가 있어 리드미컬한 인상을 준다"고 했다. 인조 털 목도리로도 멋 낼 수 있다. 울 소재 코트 위에 털 목도리를 재킷 칼라처럼 올리면 디자이너 의상처럼 연출할 수 있다. 부츠도 무릎 길이에 도전해보자. 레깅스 차림이 아니라면 굽 낮은 앵클부츠는 별로. 털 달린 부츠도 금물이다. 기껏 공들인 맵시가 와르르 무너진다.

목걸이와 코르사주는 작지만 큰 멋을 낼 수 있는 액세서리다. 목걸이는 알이 굵고 큼직한 게 좋지만 무겁거나 끈이 긴 것은 피한다. 귀고리는 크기보다 소재가 중요하다. 진주는 우아하고 고풍스럽지만, 오히려 메탈이나 스터드(끝이 뾰족한 징)처럼 모던한 재질이 한결 발랄해 보인다.

갈매기 눈썹은 안 돼요

이지민 맥 프로 이벤트 팀장은 "파운데이션은 피부를 촉촉하게 하는 크림 타입을 쓰고, 눈썹은 과거 유행한 갈매기 형태 대신 도톰하게 그리는 게 어려 보인다"고 했다. 나이 들수록 속눈썹을 위로 밀어올리는 뷰러 사용은 필수. 마스카라는 뿌리에만 살짝 발라준다. 광대뼈 부분에 펄이 들어간 파우더를 덧발라주면 생기가 돈다. 립스틱은 핑크, 와인빛 계열 색상으로 입술을 꽉 채워 바른 뒤 라인을 그려준다. 그 위에 반짝이는 립글로스를 덧발라주면 볼륨감이 생긴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