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수씨 "4년째 매일 등산하며 흡연 위험성 알려"
3일 오후 눈이 쌓인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중턱. 노란 현수막 앞에 등산복 차림의 폐암 말기 환자 장근수(67)씨가 서 있다. 현수막에는 '당신이 내뿜는 담배연기는 자신은 물론 주위 여러 사람의 모든 암, 특히 폐암을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이 됩니다'고 적혀 있다. 그가 멘 배낭에도 같은 글이 인쇄된 노란 천이 붙어 있다. 그는 60대 남성 등산객에게 암에 걸려 까맣게 변한 폐 사진을 보여주며 "담배 피우면 저처럼 폐가 이렇게 됩니다"라고 쇳소리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씨는 2008년 5월부터 매일 오후 2~3시간씩 원미산을 오르내리며 금연운동을 했다. "돌아가신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2002년 폐암 선고를 받고 TV에 나와 홍보해서 금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잖아요. 저도 남은 인생을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며 지내고 싶어요."
- ▲ 부천 원미산에서 폐암 환자 장근수씨(오른쪽)가 등산객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강한 기자
장씨는 1965년 군에 입대해 담배를 배운 뒤 40년 넘게 피웠다. 힘들 때 피우는 담배 맛을 떼기 어려웠다.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1985년 리비아에 갈 때 공항에서 담배 100보루를 샀다. 그는 "시중에서 500원인 솔 담배가 면세점에선 220원밖에 안 해 냉큼 잔뜩 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1992년 작은 건설사를 운영했지만 2000년 문을 닫았다. 그는 "경영이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 3~4갑씩 담배를 피웠다"고 했다. 회사를 정리한 그는 처남이 사는 미국 LA로 떠났다. 한인 수퍼마켓에서 경비로 일하던 장씨는 감기 증상이 있어 2007년 5월 병원에 갔다. 한 달 뒤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길어야 6개월 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왼쪽 가슴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통증이 심해서 의사에게 '왼쪽 가슴을 톱으로 도려내 달라'고 빌기도 했다"고 했다.
그해 여름 귀국한 장씨는 1년가량 국립암센터에서 16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메스꺼운 것은 둘째치고,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게 가장 괴로웠어요. 밤마다 폐암으로 죽은 매형이 나타나 내 목을 졸랐어요." 그는 "그런 고통을 겪고서야 내가 몸 안으로 독극물(담배)을 부어왔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항암치료 후 다행히 암이 더 이상 번지지는 않았다. 통증은 꽤 사라졌지만, 항상 목도리로 목을 따뜻하게 감싸야만 소리를 낼 수 있다.
장씨는 흡연 중·고생들의 금연을 위해 '금연 통장'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금연을 결심한 학생들에게 첫 달 10만원은 내가 주고, 다음 달부터는 부모가 10만원씩 넣어 주면 담뱃값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잖아요. 청소년들이 담배만 끊는다면 돈 같은 건 아깝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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