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바흐, 그 위대한 음악에 춤춰도 화내지 말길

yellowday 2014. 4. 22. 07:46

입력 : 2014.04.22 03:01

스페인 발레 안무가 나초 두아토


	나초 두아토 사진
/뉴시스
"처음엔 바흐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다는 게 두려웠어요. 그토록 위대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감히 내 손으로 건드릴 수 있을까…." 한국을 찾은 스페인의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나초 두아토(57·사진)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던 발레 '멀티플리시티(Multiplicity)'를 탄생시킬 무렵의 당혹감에 대해 이렇게 털어놨다.

그가 안무한 120분 길이의 모던 발레 '멀티플리시티'는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25~27일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처음 무대에 올린다. 한마디로 '바흐 예찬 발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 서거 250주년을 앞둔 1999년 독일 바이마르시가 두아토에게 의뢰한 것. '칸타타 BWV 205'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등 바흐의 음악 23곡과 무용수의 몸짓을 통해 바로크 시대와 바흐 삶의 모든 것을 작품에 녹여내려 했다고 한다.

망망대해와도 같은 바흐 음악 중에서 23곡을 뽑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밤중에 문득 '제가 이 음악을 써도 화내시지 않겠지요?'라고 중얼거렸다"고 했다. 바흐의 혼(魂)과 대화를 시도할 만큼 경외심이 대단했던 것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2000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역량에 대해서는 "동작이 자유롭고, 모던 발레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안무가가 된 계기에 대해 "긴장한 상태에서 8시간 정도 춤을 추고 나면 나 자신이 고요해진다는 걸 깨닫게 됐고, 그 느낌이 좋아 계속 이 일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