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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옹정제(淸의 전성기 토대 닦은 5代 황제)' 꿈꾸는 시진핑

yellowday 2014. 4. 17. 08:45

입력 : 2014.04.17 03:01

['중국판 NSC' 국가안전委 첫 주재… 군사·외교·內治 절대권력 쥐어]

시진핑의 직속기구 국가안전委, 18세기 淸나라 옹정제의 소수정예 '군기처'와 비슷
집권 초부터 부패 척결하며 淸전성기 토대 닦은 옹정제처럼
시진핑도 反부패 드라이브로 '중화민족 부흥' 기초공사 나서


	청(淸)나라 5대 황제인 옹정제(雍正帝·재위 1722~1735년)의 초상화 사진
청(淸)나라 5대 황제인 옹정제(雍正帝·재위 1722~1735년)의 초상화. 그는 군사와 정무 전반을 직접 총괄하기 위해 ‘군기처(軍機處)’를 만들고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했다. 이를 두고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국가안전위원회를 설치한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판 국가안보회의(NSC)'로 불리는 국가안전위원회(주석 시진핑)가 15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날 "정치·국토·군사·경제·문화·사회·과학기술·정보·생태·자원·핵 안보 등이 모여 국가안보 시스템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안전위가 미국·일본의 NSC처럼 외교·안보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내치 전반을 관할하는 '신(新)권력기구'로 부상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산당 서열 1위인 시진핑 총서기가 안전위 주석을 맡고, 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위원장이 부주석에 임명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국가안전위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직속 기구인 것으로 안다"며 "18세기 청나라 옹정제(雍正帝)가 군사와 정무 전반을 직접 총괄하기 위해 설치한 '판리군기사무처(辦理軍機事務處·이하 군기처)'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군기처는 군사 업무를 담당하던 임시 기구가 최고권력기구로 발전한 것이다. '청 제국'의 기반을 닦은 옹정제는 형식을 중시하는 내각 대신 '소수정예 측근'으로 구성된 군기처를 통해 중요 정책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시 주석도 국가안전위 판공실(사무처) 책임자에 자신의 비서실장인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외교 책사'인 왕후닝(王�寧)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대공보는 "'소수정예의 높은 효율(精干高效)'이 국가안전위의 중요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안전위의 구체적인 구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CCTV는 첫 회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회의 장면을 내보내지 않고 시 주석의 발언만 자막 처리해 방송했다. 국가안전위에는 외교부·국방부·안전부(국가정보원 격)·공안부 등 안보 부서와 금융·환경·과학 등 경제·사회 분야 책임자가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정가에는 공산당 5세대 지도자 시진핑 주석과 청나라 5대 황제 옹정제를 비교하는 말이 자주 나온다. 옹정제가 군기처로 권력을 강화했던 것처럼 시 주석은 국내외 안보와 경제·환경까지 다루는 국가안전위를 총서기 직속 기구로 설치했다. 시 주석은 개혁심화영도소조·인터넷안전영도소조·국방개혁영도소조 등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최대 권력을 쥔 지도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권력기구도 그래픽
둘은 집권 초기 '부패와의 전쟁'에 나선 점도 닮았다. 1722년 옹정제가 집권했을 때 청나라는 개국 공신의 부패로 세금 수입이 크게 줄었고 백성의 불만이 치솟고 있었다. 옹정제는 즉위하자마자 부패한 고위 관료 30여명을 척결했다. 관리가 세금을 떼먹거나 뇌물을 받으면 바로 파직하고 전 재산을 몰수했다. "옹정제 시절 청렴하지 않은 관리가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성과를 냈다.

시 주석도 집권 첫해 '파리(하위직)부터 호랑이(고위직)까지 모두 때려잡겠다'며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현재 중국의 부패 세력 중에도 공산혁명에 앞장섰던 고위 간부의 후손이 적지 않다. 경화시보는 16일 "시진핑 집권(18차 당대회) 이후 500일 동안 지도부급 간부 285명이 각종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고 보도했다. 매주 4명꼴로 처벌받은 셈이다. 옹정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백성이 보낸 편지를 직접 읽고 정무를 보는 '일벌레'였는데, 시 주석도 지난 2월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공무로 너무 바빠 내 시간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옹정제는 부패를 척결하고 은 600만냥이던 국고(國庫)를 5000만냥으로 늘려 아들 건륭제가 청나라 전성기를 여는 토대를 닦았다"며 "반부패 등 시진핑의 개혁 조치도 '중화민족 부흥'을 위한 기초 공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21세기의 옹정제'를 꿈꾼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이 통솔하는 국가안전위의 주요 정책은 부주석인 리커창 총리(서열 2위)가 이끄는 국무원(행정부)이 신속하게 집행하거나, 다른 부주석인 장더장 위원장(서열 3위)의 전인대(국회 격)를 통해 입법 절차를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