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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대신 전등… 밤에도 환해진 방… 미얀마 청소년 500명의 꿈을 밝히다

yellowday 2014. 4. 7. 18:34

입력 : 2014.04.07 03:01

환경재단, 아시아 8개국에 3년째 태양광 전등 지원

지난 3일 오후 8시. 미얀마 양곤주(州) 중심에 있는 황금 사원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는 야간 조명이 켜지자 낮보다 더 환하게 빛났다. 하지만 교외를 향해 자동차로 겨우 10분 달리자 곧장 칠흑(漆黑) 같은 어둠이 나타났다. 도심을 빼곤 그 어디에서도 불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기 보급률이 26% 정도에 불과한 '빈전국(貧電國)' 미얀마의 모습이었다.

양곤주에서 차를 타고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꼬무(Kawhmu) 마을. 마을로 가는 비포장도로는 차가 달리자 먼지가 자욱하게 났다. 길가에 듬성듬성 전신주가 서 있었지만 미얀마에서는 전기퓨즈(일명 두꺼비집)를 설치하는 데만 약 80만짜트(Kyat·약 80만원)가 든다고 했다. 한 달 소득이 7만~8만짜트(약 7만~8만원)인 미얀마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밤에도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해요" - 4일 오후 미얀마 양곤주(州) 꼬무(Kawhmu)마을에 사는 닌윗지(Hnin Wut Ye)양이 환경재단이 지원한‘태양광 전등’을 켜고 공부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태양광 전등이 없던 시절 공부를 할 때는 촛불을 켰지만 글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실내가 어두웠다(왼쪽 사진). /환경재단 제공
"탁! 스스슷". 4일 오후 4시. 올해 미얀마의 대입 시험 '사메페(samalpwe)'를 보는 수험생 닌윗지(Hnin Wut Ye·17)양은 공부를 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의 환경재단이 주고 간 태양광 전등을 켰다.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는 닌양은 "전에는 실내에서 책을 보려면 촛불을 켜야 했는데, 글자가 잘 안 보여 자주 책을 덮었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 닌양은 태양광 전등 아래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고 있다. 성적도 반 20등에서 3등까지 올랐다. 닌양은 "어쩌면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하다"며 이내 책에 집중했다. 대입 시험을 준비하는 꼬무 마을 학생 중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500명은 모두 태양광 전등을 통해 밤에도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었다.

현재 약 6억2800만명의 아시아인이 전기가 없어 밤에는 어둠 속에서 지낸다. 이에 환경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2012년부터 미얀마, 네팔 등 아시아 8개국에 태양광 전등을 지원하고 있다. 태양 아래서 4시간만 패널을 충전하면 10시간 동안 전등을 켤 수 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올해까지 총 1만개 태양광 전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양곤주.
다른 아시아 지역과 다르게 미얀마는 태양광 전등을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 먼저 줬다.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빛'때문에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전등을 지원받지 못한 어린 학생들은 밤마다 '마더스 라이트(Mother's Light)'라는 마을 공부방에 모여 태양광 전등을 켜고 공부하고 있다.

환경재단은 지난 4일 태양광 전등 500개를 친주(州)에 추가로 지원했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지난해 환경재단과 태양광 전등 지원 사업을 체결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태양광 전등을 지원해 미얀마에 희망의 빛을 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환경재단 회원사업국(02-2011-4321)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