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겨울 촬영지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첫순위에 들 곳이 전북 무주의 덕유산일 것입니다. 워낙 산수가 훌륭하기도 하지만 스키장인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나 스노우모빌을 타면 손쉽게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생각보다 무척 높은 해발고도(향적봉 1,614m 남한에서
4번째로 높은 산)를 갖고 있기에 비교적 남쪽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산 정상에는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가 흩날리는 변화무쌍한 날씨가 펼쳐집니다.
그 추위 덕분에 덕유산은 겨울이면 일명 서리꽃, 눈꽃이라 부르는 상고대 장관이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겨울 내내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기상 조건만 맞춰 간다면 아마 우리나라에서 상고대를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곳일 거예요. 눈이 내려 쌓인 게 아니라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고 습도가
70~80% 정도일 때 대기 중의 습기가 얼어서 나무에 맺히는 상고대는 겨울이 덕유산을 찾은 사람에게 선사하는 가장 아름다운 보석일 것입니다.
덕유산은 무주 리조트에서 9시부터 운영하는 곤돌라(왕복 12,000원)를 타고 스키 최상급 코스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거기서부터 주요 촬영 및 관람 포인트인 설천봉,
향적봉, 중봉을 1시간 거리 이내에서 만날 수 있기에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겨울산행이 가능합니다. 새하얀 상고대가 만든 터널이 이어지는
산능선을 자박자박 걸어가는 기분은 뭐랄까요. 코끝을 알싸하게 만들고, 콧속이 빠작빠작 얼게 만드는 추위마저 상쾌하게 느껴지는 황홀경을 선사합니다.
저도 이제까지 겨울 덕유산을 3번 정도 찾았는데 지난 주말에서야 최적의 조건에서 피어난 상고대와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 그리고 앙증맞은 곤줄박이까지.
덕유산이 선사해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을 만나고 왔습니다. 아직 겨울이 한참 남았지요. 남은 겨울동안 덕유산을 찾으셔서 제가 느꼈던 그 황홀경을
한번 꼭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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