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겸재정선화첩展
- '겸재 정선 화첩'에 실린 '함흥본궁송도'.
1920년대에 독일로 건너갔다가 8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고, 두 번이나 불길을 피한 생명력 강한 작품, 이처럼 드라마틱한 사연을 간직한 문화재가 또 있을까 싶다.
지난 2005년 반환된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 화첩' 얘기다.
겸재 그림 21점으로 구성된 이 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장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192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입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첩은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 박물관에 소장됐다가 1980년대 초반 잠시 수도원을 떠났다. 뮌헨 바이에른 주립 고문서연구소에 근무하던 베네딕도회 수녀가
보존 처리를 자원한 것. 수녀는 집과 연구소를 오가며 보존 작업을 하던 중 집에 큰불이 나 숨졌지만 화첩은 마침 연구소에 있어서 화를 피했다.
화첩은 2005년 경북 왜관 수도원에 반환되고도 2년 뒤 일어난 화재로 사라질 뻔했다.
사연 많은 이 작품이 26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다. 내년 2월 2일까지 열리는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 화첩' 전시회다.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 등 겸재 걸작 21점을 볼 수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전시회와 함께 화첩을 재현한 영인 복제본과
화첩의 환수 과정 및 학술적 의의를 밝히는 글을 모은 단행본 '왜관 수도원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 화첩'을 동시에 출간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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