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23 03:01
-
- 중국지도책에 표기된 닭모양의 중국 지도.
역사학자 모리스(I. Morris) 스탠퍼드대 교수는 "전문 역사가는 형편없는 예언가로 악명 높아 아예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고 하였다. 풍수가 세속의 비난을 받는 것은 늘 미래를 예언하려 들기 때문이다. 가능한 일인가? 예컨대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이 앞으로도 계속될까?'에 대해 예언할 수 있을까? 중국인들의 국역(國域) 풍수관을 들여다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과학적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중국에서 '미신'인 풍수가 발을 디딜 수 있는가? 1988년 당 기관지 런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에서 풍수를 신흥환경지리학으로 복권한다. 3년 뒤인 1991년 장쩌민 당시 주석은 사오산(韶山)에 있는 마오쩌둥 생가를 방문하여 그 지세의 빼어남을 "풍수보지(風水寶地)"라고 하여 '풍수'를 언급한다. 10여년 뒤인 2012년 12월 중국 당국은 풍수를 '한문화(漢文化) 지역의 소중한 정신 재산'으로 여겨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선포식을 성대하게 거행하였다. 그렇지만 풍수를 어떻게 국가 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말인가?
"중국의 3대 상징이 있는데, 형상으로는 용, 색깔로는 빨강, 꽃으로는 모란"이라고 조정래 선생은 '정글만리'에서 소개하였다. 이 3대 사물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앙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 모두 풍수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용은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을 알리는 '메시아'이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것은 그것이 기쁨과 재물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집 뜰에 모란을 심거나 거실에 한 폭의 모란 그림을 걸어두면 부귀뿐만 아니라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을 늘인다(경신익수·輕身益壽)고 믿는다.
이와 같은 풍수신앙 속에 중국인들은 그들의 땅덩어리를 무슨 형국으로 보았을까? 용으로 보았을까? 아니다! 중국의 지도를 펴 놓고 보라. 완연 한 마리 닭이다. 용은 그들이 신성시하는 상상의 동물이라면, 닭은 그들 자신이다. 땅과 인간이 하나라는 지인합일설(地人合一說)에도 부합한다. 중국인들이 닭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것이 중국의 경제성장과 어떤 관련을 맺을까?
"지금까지 중국은 동부 해안 도시들을 중심으로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상대적으로 서부가 낙후되었다. 이에 2000년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서부대개발' 계획을 발표한다. 시안(西安), 청두(成都), 충칭(重慶) 등이 그 중심지가 된다."(장화수 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이 '서부대개발'의 미래와 희망을 인민들에게 어떻게 확신시킬까?
바로 금계포란(金鷄抱卵) 형국 논리이다. 닭 머리 부분이 동북(만주)지방이라면 닭의 배(腹)에 해당하는 곳이 서부지역이다.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부분이다. 닭은 새벽을 알리는 길조이자, 많은 병아리를 까기에 번창의 상징이다. 동부 해안지역이 금융·서비스업이 주가 된다면, 서부지역은 생산업이 주가 될 것이다. 닭이 힘을 쓰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인들의 해몽(解夢) 전통과도 부합한다. 그들은 '알을 품는 꿈을 꾸면 큰 재물과 기쁜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주공해몽전서·周公解夢全書).
'서부대개발'은 바로 금계포란의 형국을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20년 동안 7% 이상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 풍수설이다. 조닷
'世界의 觀光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산재 검은 우박' 쏟아졌다, 주민들 공포 (0) | 2013.11.27 |
---|---|
평생 가보고 싶은 중국 여행지 1위 '구채구' (0) | 2013.11.24 |
자유와 기쁨이 충만한 도시, 로스앤젤레스 (0) | 2013.11.16 |
맥주 맛에 반하고, 자연 경관에 취하는 중국 '칭다오' (0) | 2013.11.16 |
"중국판 삼청동·인사동?", 베이징 전통거리 '후퉁' (0) | 201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