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報 萬物相

엉터리 한국 여행안내

yellowday 2013. 8. 5. 17:07

 

입력 : 2013.08.05 03:13

여행 안내서 '론리 플래닛'은 말뜻처럼 '외로운 행성'을 떠도는 여행객에게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지난 40년간 1억권을 찍었다. 영·불·독어를 포함해

중국·한국어까지 9개 언어로 낸다. 직원이 450명, 필자가 200명이다. 책에 광고를 안 싣고 현장 취재 때 공짜 식사·숙박도 사절이다. "

정보의 객관성을 해칠까 걱정한다"고 했다. 필자는 반드시 사전 연구를 하고 "직접 발로 밟고 먹어본 곳만 지도에 표시한다"고 했다.

 

▶'론리 플래닛'은 70년대 초 태어났다. 북아일랜드 출신 스무 살 처녀가 런던 공원에서 스물네 살 남자와 눈이 맞았다. 둘은 이듬해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유럽·아시아·호주를 돌아다녔다. 가진 돈도 다 써버렸고 몸도 지쳤지만 행복했다. 친구들이 책을 내라고 성화였다. 둘이 부엌 식탁에서 여러 날 밤샘 끝에

만든 여행서가 '값싸게 아시아 여행하기'다. 1500부를 찍었다. 둘은 다른 책도 내면서 규모를 키워갔다. 론리 플래닛 창업주 휠러 부부 얘기다.


	만물상 일러스트

▶한국에 관한 론리 플래닛의 평가는 좋지 않다. 2009년 자기네 사이트에 '가장 싫은 도시' 9개 중 서울을 셋째로 꼽았다. '서울은 무질서하게 뻗은 도로, 옛 소련

스타일의 콘크리트 아파트, 끔찍한 대기오염에 영혼도 마음도 없는 곳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숨 막히는 단조로움에 알코올 중독자가 돼간다.' 콘크리트 도로를

불평할 수는 있다. 그러나 영혼과 마음이 메말라 주정뱅이가 돼간다는 대목은 어이가 없었다. 서울시가 대응한다 했지만 뒷소식은 없다.

 

▶조선일보 출판팀이 '론리 플래닛 한국'(2013)을 꼼꼼히 뜯어봤다. 현대사 대목에 '6·25 때 중공군이 개입한 것은 사대주의 때문'이라고 했다.

대외 관계를 쓰면서 '한국은 이웃 국가와 잘 지내지 못하는 나라'라고 했다. '인종 문제' '무질서한 정부' 대목에도 비꼬고 얕잡아 보는 묘사가 가득했다.

서울만 따로 떼어낸 책 '론리 플래닛 서울'(2012)은 '한국은 AD 918년 고려가 통일했다'고 썼다. 통일신라가 없다.

 

▶서울시가 2010년 1억4000만원을 들여 영국서 찍은 여행서 '스타일 시티 서울'은 더하다. 1978년 지은 세종문화회관을 '기괴한 건물'이라면서

'1980년대까지 한국 건축은 평양 건물을 따라 지은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는 해외에서 찍는 한국 여행서 18종을 지원하고 있다. 몇몇은 '론리 플래닛'과

필자가 겹친다. 서울시는 그런 사실조차 사전에 알아보지 않았으니 제 돈 들여 제 얼굴에 먹칠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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