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해녀의 숨비소리 따라 길을 나서다, 구좌해안도로

yellowday 2013. 5. 10. 16:40

 

입력 : 2013.05.10 13:13

<블로그여행기>

제주의 구좌해안도로는 제주의 속살로 들어서는 길입니다. 화장 전의 여인처럼 소박한 마을과 앞마당까지 바투 다가온 바다가 곁에서 함께 달립니다. 바다 속 해녀가 간간이 수면 위에 숨비소리를 던져 놓는, 때 묻지 않은 제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오늘 TV를 보다보니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에서 제주의 면수동 마을을 비롯한 구좌읍 하도리와 세화리가 그 정겨운 모습을 보이더군요. 가장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한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가 있는 그곳, 구좌해안도로로 길을 나섭니다.

해안을 잇는 제주올레의 마지막 코스이기도 한 구좌해안도로

볕 좋은 날이면 마을주민들이 널어둔 톳이나 감태가 이 길의 주인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주 토박이들도 잘 몰랐던 이 길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 스스로를 ‘제주홀릭’이라 일컬으며 제주를 구석구석 누비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부터입니다. 최근 개장한 해안선을 잇는 제주올레 마지막 코스인 21코스 역시 구좌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제주마니아들이 가장 제주답다고 손꼽는 이 길은 내내 파란 바다가 어깨동무 합니다. 제주의 숨은 비경들이 속속 나서 길동무를 자처합니다. 길이 시작되는 세화리는 구좌읍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네입니다. 그러나 세화리가 아름다운 까닭은 큰 마을이라서가 아니라 제주에서도 가장 물빛이 아름다운 해변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온통 유리처럼 투명하게 반짝이고 물 한가운데 반월형으로 솟은 모래톱 위로 갈매기들이 날개를 접습니다.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아빠 어디가? 제주도 면수동마을이 있는 그곳, 해녀의 고장 하도리

하도리는 해녀의 고장입니다. 오늘 TV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방영되었던 제주 면수동마을이 하도리의 시작이지요. 해녀의 명맥이 이제 끊겨가고 있다지만 제주에서 해녀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하도리에서는 지금도 거친 파도를 헤치며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오래된 이야기를 만난 기분입니다. 오랜 전통이자 업을 이어오고 있는 해녀들처럼이나 그네들이 사는 마을 또한 생활도 풍경도 가장 제주답습니다.

조선시대의 진(鎭)이었던 별방진의 육중한 성벽을 지나면 토끼섬입니다.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란 노래로 유명한 가수 문주란이 사는 곳이 아니라 진짜 문주란이 자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9호로 보존되고 있는 곳이지요. 문주란 꽃이 하얗게 피는 여름날이면 아찔한 향이 바다 건너까지 날리지만 토끼섬에서 더욱 눈여겨봐야할 것은 제주본섬과 토끼섬 사이에 놓인 구불구불한 돌살입니다.

원담이라고도 불리는 이 바다 속 돌담은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일종의 돌그물입니다. 썰물이 되면, “멜(멸치의 제주말) 들었쪄”라는 고함과 함께 동네 사람들이 그물을 들고 어살로 몰려들었을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풍요롭습니다.

해변과 호수가 어우러진 하도리해변을 지나면 고망난돌쉼터입니다. 사철 끊이지 않는 야생화가 지천이고 제주의 거센 바람 따라 바람결로 자란 나무가 운치를 드리웁니다. 바다를 향해 벤치가 놓여 있으니 차를 세워두고 제주의 꽃바람에 취했다 가기 좋은 곳이지요.

제주의 동쪽 끝이자 드라이브 코스의 마지막인 종달리 지미오름은 해안선을 잇는 제주올레우도, 제주 동부지역의 이름난 오름들과 한라산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오름 아래로는 밭과 집을 켜켜이 둘러싼 돌담, 해 저물어 물질 마치고 돌아가는 해녀들의 행렬,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삼다도 제주를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입니다.

유채꽃이 피기 시작한 구좌해안도로

유채꽃이 피기 시작한 구좌해안도로

 [아빠 어디가]에서도 등장했던 세화해변. 제주에서도 가장 물빛이 투명한 해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아빠 어디가]에서도 등장했던 세화해변. 제주에서도 가장 물빛이 투명한 해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세화해변에서 오징어 말리는 풍경

세화해변에서 오징어 말리는 풍경

세화포구에서의 일출

세화포구에서의 일출

바닷가 바로 옆에서 열리는 세화오일장. 오늘 [아빠 어디가] 제주 면수동편에서도 세화리와 이곳 세화오일장이 등장했지요.

바닷가 바로 옆에서 열리는 세화오일장. 오늘 [아빠 어디가] 제주 면수동편에서도 세화리와 이곳 세화오일장이 등장했지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중인 제주해녀의 모든 것을 담은 해녀박물관. 오늘 방영되었던 [아빠 어디가]에서도 이곳 해녀박물관의 외관이 잠깐 등장했었지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중인 제주해녀의 모든 것을 담은 해녀박물관. 오늘 방영되었던 [아빠 어디가]에서도 이곳 해녀박물관의 외관이 잠깐 등장했었지요.

하도리에서는 여전히 일상으로 볼 수 있는 해녀들의 모습. 이번에 ‘아빠 어디가’에서 방영된 제주도 면수동마을을 포함한 하도리는 제주에서 현직 해녀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하도리에서는 여전히 일상으로 볼 수 있는 해녀들의 모습. 이번에 ‘아빠 어디가’에서 방영된 제주도 면수동마을을 포함한 하도리는 제주에서 현직 해녀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하도리의 조선시대 진성인 별방진

하도리의 조선시대 진성인 별방진

해녀의 숨비소리 따라 길을 나서다, 구좌해안도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하는 섬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토끼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하는 섬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토끼섬

토끼섬에서의 일출

토끼섬에서의 일출

바닷가 돌공원인 석다원

바닷가 돌공원인 석다원

서정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하도리 철새도래지

서정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하도리 철새도래지

제주토박이들의 여름휴가지로 인기높은 하도리 해수욕장

제주토박이들의 여름휴가지로 인기높은 하도리 해수욕장

하도리해수욕장에서의 조개잡이

하도리해수욕장에서의 조개잡이

사계절 야생화가 피고지는 종달리의 고망난돌 쉼터

사계절 야생화가 피고지는 종달리의 고망난돌 쉼터

고망난돌 쉼터에 피어난 해국

고망난돌 쉼터에 피어난 해국

해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수국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종달리 해안도로

해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수국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종달리 해안도로

종달리 해안도로에 피어난 암대극

종달리 해안도로에 피어난 암대극

해안선을 잇는 제주올레의 마지막인 종달리 지미오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해안선을 잇는 제주올레의 마지막인 종달리 지미오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해녀의 숨비소리 따라 길을 나서다, 구좌해안도로

구좌해안도로를 달려도 제주올레 21코스를 걸어도 이 아름다운 풍경! 개발의 손을 덜탄 날것 그대로의 제주를 당신의 온 몸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 제공 : 그래도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http://blog.naver.com/sanijo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