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29 02:56
[페사로 월드컵 리본 종목에서 사상 첫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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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 리본 결선에서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검은 백조를 연기하는 손연재. /MBC 화면 캡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손연재는 28일 이탈리아 페사로의 아드리아틱 아레나에서 끝난 월드컵 대회 리본 결선에서 17.483점을 받았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검은 백조로 변신한 손연재는 자신의 장기인 9회전 포에테 피봇(한 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동작)을 완벽하게 선보이는 등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손연재는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17.850점)에 이어 리본 종목 2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 월드컵 시리즈와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종목별로 동메달 4개를 따낸 손연재가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로서도 최초의 월드컵 은메달이다.
손연재는 이에 앞서 27일과 28일 열린 개인 종합 경기에서는 4종목 합계 67.700점을 받아 9위를 기록했다. 후프(16.650점)와 볼(16.217점)은 각각 13위와 17위에 머물렀지만 곤봉(17.600점)과 리본(17.233점)은 모두 5위에 올라 상위 8명이 나가는 결선에 진출했다. 곤봉 결선에서는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하면서 17.067점을 받아 5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 도중 또 한 번 '돌발 사고'를 겪었다. 27일 열린 볼 예선에서 경기 시작 알림음이 울린 뒤 배경 음악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손연재는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월드컵 결선에서 경기 시작 직후 리본이 끊기는 바람에 동료 선수의 리본으로 연기해 실격을 당한 적이 있다. 작년 8월 런던올림픽에서는 곤봉 예선 경기를 치르다가 오른쪽 슈즈가 벗겨지면서 앞뒤 동작이 부자연스럽게 연결돼 감점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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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가 28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 리듬체조 월드컵 리본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낸 건 처음이다. 사진은 손연재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리본 연기를 펼치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음악이 나오지 않았지만 손연재는 일단 연기를 시작했다. 관중의 박수 소리에 맞춰 손연재가 음악 없이 경기를 끝까지 마치자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주최 측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FIG 규정에는 '대회 주최 측의 실수로 불가항력의 상황(정전, 음향 시스템 고장, 다른 음악을 잘못 재생 등)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선수는 심판의 허가를 받아 다시 연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손연재는 다른 선수들의 예선 경기가 모두 끝난 뒤 볼을 다시 연기했다. 볼은 손연재가 리스본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종목이다. 이미 한 번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소모된 탓인지 실수가 자주 나와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체력적인 부담과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겨내고 대회 마지막 순서로 열린 리본 결선에서 당당히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리본 연기의 절정인 '9회전 포에테 피봇'을 선보일 때는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이번 대회에서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른 천송이(16·세종고)는 후프 14.700점(39위), 볼 15.033점(34위), 곤봉 14.817점(42위), 리본 15.017점(33위)을 받아 출전 선수 54명 중 개인 종합 35위(59.567점)를 기록했다.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가 개인 종합 우승(70.516점)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의 '에이스' 마르가리타 마문과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 대신 차세대 주자 마리아 티토바와 다리야 스밧코브스카야가 출전했다.
손연재는 다음 달 4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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