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77. 우울한 샹송 - 이수익

yellowday 2012. 12. 3. 20:55

우울한 샹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 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하면

그 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