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 국보순례

[25] 라크마의 한국실

yellowday 2011. 4. 3. 18:22

라크마(LACMA)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의 약칭으로 미국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복합 미술관이다. 로스앤젤레스(LA) 시내 한복판, 대지 2만평에 8동의 별도 전시관 건물을 갖고 현대미술·미국미술·유럽미술·라틴미술·일본미술 등을 상설전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중 대규모 기획전이 열려 명실공히 미국 서부지역 미술관 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라크마에는 아시아미술 전시실도 있어 그동안 한국미술실은 아멘슨 빌딩의 반지하에 약 35평 정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 규모도 초라하고 찾아가기도 쉽지 않아 한국인들은 위축되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LA는 한국인 교포가 현재 70만 명이 상주하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 왔다.

그러나 라크마는 '미술관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관의 위상을 높이기로 하여 마침내 지난 9일 성대한 개막식을 가졌다. 새로 개관된 한국실은 175평에 달하는 4개의 전시실을 갖춘 번듯한 규모일 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해머빌딩 1층 정중앙인 데다 바로 옆에 매표소와 뮤지엄 숍이 있다. 건물 정면에 '한국미술'이라는 큰 사인판도 걸려 있다. 외국의 유명 미술관에서 이처럼 한국미술이 대접받은 것은 드문 일이다.

개관 기념 강연을 위해 미국에 가면서 내가 속으로 걱정한 것은 라크마가 자체 한국미술 소장품으로 어떻게 175평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국내 미술관 관계자들이 라크마의 한국미술 위상 제고에 적극 호응하여 주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국보 제78호인 금동반가사유상을 특별히 3개월간 대여하여 주었고,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는 여성문화라는 주제로 전시실 하나를 따로 꾸며주었다. 누가 보아도 라크마의 한국미술실은 우리 문화의 독창성이 뚜렷이 읽히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데는 열의를 보였지만 해외 미술관을 통하여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는 다소 무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라크마의 대대적인 한국실 확장을 계기로 우리는 박물관을 통한 문화교류와 해외홍보의 의미를 다 같이 국제적인 시각에서 깊이 새겨 보았으면 좋겠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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