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崔北) / 풍설야귀인도(風雪夜歸人圖), 종이에 수묵담채, 66.3×42.9㎝,간송미술관
풍설야귀인도(風雪夜歸人圖) / 최북(崔北)
풍설야귀인도(風雪夜歸人圖)는 호생관 최북(毫生館 崔北, 1712~1786?)의 대표작중 하나로
그의 거침없는 성품이 너무도 잘 드러난 문인산수화이다.
눈 덮인 산을 비롯한 자연경물들의 골기를 거칠고 힘찬 필법으로 그려낸 수작인데
개 짖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눈보라치는 겨울밤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거친 필선으로 그린 눈보라에 휘어진 커다란 나뭇가지는,
화면속의 나이든 나그네와 어린 아이가 견디기에는 벅찬, 뼈골까지 스며들 것 같은
차디 찬 겨울밤의 냉기를 느끼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험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두 사람을 굽어보고 있는 듯한 눈 덮힌 산세는
두 나그네의 모습을 더욱 왜소하게 느끼게하며 화면의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최북의 그림은 세상에 대한 불만과 쓸쓸한 인생의 회한을 받아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최북은 사회에 대한 반항과 부정으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한 화가였다.
그의 삶은 늘 불만스러움과 고독이 함께 했다. 쓸쓸한 그의 최후를 보면 그가 그린 그림 속에 그의 불편한 심사가 그대로 묻어난다.
이 그림은 ‘지두화(指頭畵)’로 알려져 있다. 붓 대신에 손가락이나 손톱에 먹물을 묻혀서 그린 그림으로
그의 손놀림에 불같은 성격과 광기가 더해져 있다.
이 그림의 화제(畵題)는 당나라 시인 유장경(劉長卿, 725? ~ 791?)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일모창산원(日暮蒼山遠) 날이 저물어 푸르른 산은 먼데
천한백옥빈(天寒白屋貧) 차가운 하늘 밑 시골집이 쓸쓸하네
시문문견폐(紫門聞犬吠) 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들리더니
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 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온 사람
호생관 최북(毫生館 崔北, 1712~1786?)
조선 영·정조 시대를 살다간 우리나라 화가 중 최고의 기인 호생관 최북(毫生館 崔北, 1712~1786?)
스스로를 ‘붓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부를 정도로 범상치 않았던 최북은 자신의 이름 ‘북(北)’자를 파자(破字)하여
스스로 최칠칠(崔七七)이라 칭하였으며 당시 중인계급의 미천한 출신이었지만
그림을 잘 그려 명성을 얻었다. 메추라기를 잘 그려 ‘최 메추라기’, 산수화에 뛰어나 ‘최 산수(崔山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림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던 그는 엄격한 신분제에 대한 반항심과 화가로서의 자존심, 술과 기행으로
‘미치광이’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이런 파란만장한 최북의 삶은 숱한 일화를 남겼다.
자신의 눈을 찔러 애꾸가 된 ‘칠칠이’
그림은 자기가 그리고 싶을 때만 그리고, 그려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그려주었다.
그림을 그려준 사람이 맘에 안 들어 하거나 요구사항이 계속되면 받은 돈을 도로 돌려주고
그림을 그 자리에서 찢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의 작품이 지금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어느 날 별로 탐탐치 않은 양반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찾아와 그의 솜씨를 트집을 잡자 화가 난
최북은 급기야 자기 손으로 한쪽 눈을 찔러버렸다. 애꾸가 된 최북은 그 후로 전국을 유랑하며
그림을 팔아 얻은 동전 몇 닢으로 자신을 천대하는 세상을 원망하며 술에 취해 지냈다.
결국 어느 추운 날 한밤중에 그림 한 점을 팔고는 열흘을 굶다가
술에 취해 돌아오는 길에 성곽 모퉁이에 쓰러져 얼어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표훈사도(表訓寺圖) / 최북(崔北)
표훈사도(表訓寺圖) / 최북(崔北) 지본담채. 38.5× 57.3cm, 개인 소장
금강산의 표훈사를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주변의 산 경치와 함께 다룬 것으로 화면의
여기저기에 돋아나듯 서 있는 스케치 풍의 나무들과 미점으로 다루어진 근경의 산이라든가
수직으로 처리된 펜촉 같은 먼 산들이 정선(鄭敾, 1676~1759)의 화풍과 상통하고 있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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