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송강 정 철
뎨 가는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天텬上상白백玉옥京경을 엇디하야 離니別별하고
해 다져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난고
어와 네여이고 내 사셜 드러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할가마는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제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이래야 교태야 어지러이 구돗던디
반기시난 낯비치 녜와 엇디 다라신고.
누어 생각하고 니러 안자 혜여하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가티 싸혀시니
하날히라 원망 말고 사람이라 허믈하랴
셜워 플텨 혜니 造조物믈의 타시로다.
글란 생각마오. 매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찬 얼굴이 편하실 적 몃 날일고.
春츈寒한苦고熱열은 엇디하야 디내시며
秋츄日일冬동天텬은 뉘라셔 뫼셧난고.
粥쥭朝조飯반 朝죠夕셕 뫼 녜와 가티 셰시난고.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난고.
님 다히 消쇼息식을 아므려나 아쟈 하니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 이나 사람 올가.
내 마음 둘데 업다. 어드러로 가잔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해 올라가니
구롬은 카니와 안개난 므사 일고.
山산川쳔이 어둡거니 日일月월을 엇디 보며
咫지尺쳑을 모라거든 千쳔里리를 바라보랴.
찰하리 믈가의 가 길히나 보쟈 하니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데 가고 븬 배만 걸렷나니
江강天텬의 혼쟈 셔셔 디난 해 구버보니
남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茅모쳠 한 자리의 밤듕만 도라드니
半반壁벽靑청燈등은 눌 위야 밝갓난고.
오르며 나리며 헤뜨며 바니니
져근덧 力녁盡진하야 풋잠을 잠간 드니
精졍誠셩이 지극하야 잠의 님을 보니
玉옥 가탄 얼굴이 半반이나마 늘거셰라.
마음의 머근 말 슬카장 가쟈 하니
눈믈이 바라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情졍을 못다하야 목이조차 몌여시니
오뎐된 鷄계聲셩의 잠은 엇디 자돗던고.
어와, 虛허事로다. 이 님이 어데 간고.
결의 니러 안자 窓창을 열고 바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찰 뿐이로다.
찰하리 싀여디여 落낙月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窓창 안해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달이야 카니와 구잔 비나 되쇼셔. 10'1/21 yellowday 완성
속미인곡 續美人曲
저기 가는 저 젊은 여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님이 계시는 서울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저무는 날에 누구를 보러 가시는고?
⇒ 서사 1 - 서울을 떠나 온 이유(갑녀의 질문)
아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오. 나의 생김새와 행동거지가 임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느냐마는,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며 특별히 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애교를 부리면서 어지럽게 굴었던지, 반가워하시는 얼굴빛이 엣날과 어찌 다르신가?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리니 내 몸의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겠으며 사람을 탓하겠는가. 하도 서러워 여러 가지로 깊이 생각해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구나.
⇒ 서사 2 - 자책과 체념(을녀의 대답)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 본사 1 - 갑녀의 위로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신 적이 있어서 임의 일을 내가 잘 아는데, 물고 같이 연약한 체질이 편하실 때가 며칠이나 될꼬? 이른 봄의 추위와 한여름의 더위를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과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가? 죽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엣날과 같이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 본사 2 - 임에 대한 염려(을녀의 사설)
임이 게시는 곳의 소식을 어떻게 든지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지나갔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을 전해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을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 서 놓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가?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을 어떻게 보겠으며 지척을 모르겠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서서 뱃길이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이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 있는가? 강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이게신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 본사 3 - 임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림(을녀의 사설)
초가집 차가운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에 걸려 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아 있는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헤매며 오락가락 돌아다니다가,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 풋잠이 잠깐 들었는데, 정성이 지극하여 꿈속에서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넘게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잇달아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 울음소리에 잠은 어찌 개었던가.
⇒ 본사 4 - 독수공방의 한과 꿈에서 만난 임(을녀의 사설)
아아, 헛된 일이로다. 내 임이 어디 갔는고? 꿈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불쌍한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올 뿐이로다. 차라리 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 임 게신 창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 결사 1 - 죽어서라도 임을 따르겠다는 다짐(을녀의 사설)
각시님, 달은 커녕 궂은비나 되십시오
⇒ 결사 2 - 갑녀의 위로
감상의 길잡이
사미인곡의 속편으로, 지은이가 동인(東人)의 탄핵을 받고 고향인 전라남도 창평에 낙향해 있을 때에,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두 여인의 대화 형식을 빌려 노래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현대어 해석에 나와 이쓴 '갑녀(甲女)'와 '을녀(乙女)'는 편의 상 붙인 이름으로, 갑녀는 보조적 위치에 있는 화자이며, 을녀가 지은이를 대변하는 주된 화자이다. <사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최고봉이라 일커어지는데, 특히 순수한 우리말의구사가 절묘하며 대화 형식으로 구성하여 표현에 참신성을 더한 것은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홍만종은 <순오지(旬五志)>에서 이 작품을 제갈공명의 <출사표(出師表)>에 비견할 만하다고 극찬하였으며, 서포 김만중은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예로부터 우리 나라의 참된 문장은 오직 이 세 편(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뿐인데, 다시 이 세 편에 대하여 논할 것 같으면 그 중에서 속미인곡이 더욱 뛰어나다. 관동별곡과 사미인곡은 오히려 한자음을 빌려서 그 가사 내용을 꾸민 데 지나지 앉는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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