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기대에서 / 박상호

yellowday 2011. 9. 5. 18:35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기대에서 / 박상호


두 妓女의 원혼들이 통열히 울부짖는 듯
휘몰아치는 성난 파도와
무서운 폭풍우가 장자산을 휘감는구나

그 옛날 순국의 일념으로
존귀한 목숨을 바친 위대한 민초여
조국을 사랑한 두 떨기 꽃이여
이름 모를 들꽃처럼 스러졌지만

그 어떤 화사한 장미보다
더욱 빛나는 아리따운 들꽃이어라
너무도 숭고하고 위대한 영혼이어라

조선 여인의 위대함이여
조국을 사랑한 두 영웅이여
그 옛날 식지 않는 분노가
집채만한 파도로 타오르는가

너무도 슬프디 슬픈 영혼들이여
아무도 찬탄하지 않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深谷에 피어난 두 떨기 들꽃은
가장 존귀한 향기를 흩는구나
가장 단아하고 기품 있는 맑은 향을
무엇으로 감히 비견하리오
이 민초의 위대한 조국애를

짓밟히고 또 짓밟혀도
조국을 향한 사랑은 더욱 강렬했으니
열사의 함성에 피어난 샤보텐처럼
사악한 왜적의 수괴를

여린 두 여인의 몸으로 꼬옥 껴안고
비장하게도 너무도 비장하게
저 깊은 바다로 투신했으니
그 장렬함에 悲淚를 금할 수 없구나

이름모를 두 떨기 들꽃으로 스러졌지만
그대들의 지고한 조국 사랑은
아무리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저 변치 않는 북극성처럼 찬연하리니

이름 모를 두 떨기 들꽃이여
이제 그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를 접고
영원히 안식하소서 안식하소서

목놓아 통곡하는 그대들의 원혼을
이 한편의 시로 위로하노니
편안히 영면하소서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