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붕
붕은 상상의 세계에 사는 커다란 새이다.
등의 길이만도 수천리가 되어 그 크기를 감히 가늠하기 어렵다.
붕이 한번 힘주어 날면 날개가 하늘을 덮어 구름인 듯 보이고
큰 바람에 놀란 바다가 소리치며 출렁인다.
붕은 바닷물로 날개를 치기 3 천번, 바람을 타고 오르기 9 만리로 북해 끝에서 남해 끝까지
날아가 비로소 날개를 쉰다.
"이 어리석은 붕이란 놈아."
9 만리 하늘을 날아가는 대붕을 올려다 보고 풀밭에서 뛰던 척안 (메추라기, 참새 따위의 작은 새) 이 비웃었다.
"네 놈은 도대체 어디를 그토록 애써 날아가는 것이냐?
우리는 비록 힘껏 뛰어 삼사십 척이지만 그러고도 날아다니는 맛을 충분히 즐기고
또 주변의 어느 곳이든 날아 가지 않느냐?
그런데 너 어리석은 붕은 쓸데없이 높이 날아가는 곳이 어디란 말이냐?"
붕은 세속의 작은 욕심에 얽매이지 않고 원대한 포부를 가슴에 품은 위대한 자의 비유이다.
그리하여 거대한 바다를 횡단하는 붕의 큰 뜻을 "붕도" 라 부르고,
그뜻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정진의 자세를
가리켜 "붕정" 이라 일컫는다.
그래서' 붕정만리' 이다.
김찬재님의 글 (사고뭉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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