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識있는 서재

이병기, 김종상님의 어머니를 그리는 2 편의 시

yellowday 2011. 3. 17. 16:22




나의 무릎을 베고 마지막 누우시던 날

쓰린 괴로움을 말로 차마 못하시고

매었던 옷고름 풀고 가슴 내어 뵈더이다.


까만 젖꼭지는 예와 같으오이다

너와 나의 동기, 어리던 팔구남매

따뜻한 품안에서 이 젖 물고 크더이다.

이 병 기


구름 너머 고향 두고 그리움을 앓던 나날

어머니 무명치마는 구비구비 푸른 산자락

언제나 내가 쉴 곳은 거기 두고 있었네.


괴로움의 그늘에도 즐거움을 기르시고

미움도 어루만져 사랑으로 가꾸시는

어머니 높은 산맥에 나 하나는 무얼까 ?


때로는 바람맞고 눈비에 지친 날에도

그 품에 깃을 풀면 꽃이고 잎이었지만

끝내 그 높은 뜻은 헤아리지 못했네.

김 종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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