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른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정치·사회 전반에 소모적인 투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7~14일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88명(32.4%·복수응답)이 ‘아시타비’를 선택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1990년대 정치권에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쓰이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최근 ‘내로남불’로 줄여 쓰이면서 아시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것이다.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위 먹물깨나 먹고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그리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아시타비가 올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96명(21.9%)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 의미상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빗댄 ‘첩첩산중’(疊疊山中)은 4위에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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