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하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되는 대로 행동할 때 어영부영이란 말을 쓴다. 어영부영이란 원래 조선 시대 군영(軍營)인 어영청(御營廳)에서 나온 말이다. 어영청은 조선 시대 삼군문(三軍門)1)의 하나로 군대의 기강이 엄격한 정예 부대였다. 그런데 조선 말기로 오면서 이 어영군의 군기(軍紀)가 풀어져서 형편 없는 오합지졸(烏合之卒)에 불과하게 되었다. 이를 본 사람들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비영(御營非營)이라고 쑥덕쑥덕한 데서 이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어영비영이 뒤에 의미가 불분명하게 되면서 발음의 편리를 따르다 보니 어영부영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고종 때에는 어영청을 비롯한 군졸들의 군기가 문란하고 병기마저 너무 낡아 도저히 군대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여기에 1881년(고종 18) 4월에 일본의 도움을 받아 신식 군대를 조직하면서 이들은 후한 대우를 받고 구식 군대는 봉급조차 받지 못하자, 이듬해인 1882년 6월에 구식 군대의 군인들이 봉기하여 임오군란(壬午軍亂)2)을 일으켰다.
임오군란 당시 구식 군대(왼쪽)와 신식 군대(오른쪽)'어영부영'은 조선말기 어영군의 군기가 풀어져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말한 어영비영에서 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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