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경기 상남길을 걷다6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화성효행길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아들 정조의 그리움이 유독 많이 묻어나는 길이다. 이참에 아들과 함께 가벼운 산책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땅끝마을 해남부터 서울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삼남길은 봄에 걷기 좋은 도보 여행 길이다. 그중에서도 지난여름 오픈한 경기구간은 옛길을 고증하여 원형을 토대로 끊어지거나 사라진 도로 대신 걷기 좋은 대체로를 개척하여 완성했다.
- 용주사
이번에 소개할 길은 경기도 화성시로 접어드는 배양교에서 세마교에 이르는 화성효행길. 삼남길 코스 중 비교적 구간이 짧아 가벼운 산책코스로 좋다. 화성효행길은 말 그대로 효심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이곳의 유적지는 대부분 조선 정조의 효와 맞물려 있다. 먼저 출발점인 배양교를 지나 곧 만나게 될 용주사가 대표적이다.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제자의 능을 이장하며 능침사찰(능을 수호하고 왕이 제사를 지내던 사찰)로 지은 곳이다. 입구에 건립된 천보루는 1970년에 세워진 문루(門樓)로, 대웅보전으로 통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용주사에는 효행박물관이라는 작은 규모의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서 부모은중경 등 갖가지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용주사 뜰에 있는 나무로 둘러싸인 벤치는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 요긴한 쉼터가 되어준다. 용주사를 둘러본 뒤 용주사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융건릉에 들러보자. 조선 정조와 비,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묻힌 묘소로 뒤주에서 죽은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한 아들의 지극한 효심을 느낄 수 있다.
융건릉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백천장 선생의 묘를 만날 수 있다. 고려 후기의 문신이었던 백천장의 묘로, 정조가 아비의 묘를 이장하면서 옮기지 않은 유일한 묘이기도 하다.
이렇게 짧고 굵은 화성효행길의 마지막은 황구지천이 흐르는 가운데 세워진 세마교에서 끝이 난다.
교통안내 지하철 1호선 병점역 2번 출구에서 버스 34, 34-1, 46, 5, 1000번을 타면 용주사 도착.(수원역이나 수원대학교 정문에서 마을버스 6-1을 타면 배양2리 도착)
문의 삼남길 공식 홈페이지 (www.koreatrail.org), ㈔아름다운도보여행
(070-8269-6937)
화성효행길 코스
배양교~세마교, 총 6.8㎞, 소요시간 1시간 50분
- 효행박물관
- 효행박물관
부자(父子)의 애틋함이 깃든·융건릉 용주사에 온 김에 버스를 타고 조금만 이동해 근처의 융건릉을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융건릉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합장된 ‘융릉’과 정조와 효의황후 김씨(정조의 비)가 합장된 ‘건릉’을 합쳐 부르는 말로, 살아생전 함께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정조의 마음이 그대로 스며 있는 장소다. 할아버지로부터 죽임을 당한 아버지를 불과 10살의 나이에 목격한 정조가 죽어서나마 아버지와 함께하게 된 장소이기도 하다.
- 배양교
- 세마교 근처 솟대
간결한 코스만큼 발걸음도 가볍다! 화성효행길 따라 걷는 길
/ 여성조선
글= 김가영 기자ㅣ 사진= 김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