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강화 '교동도' - 시간 마저 쉬어가는 고즈넉한 섬,

yellowday 2013. 9. 25. 13:15

 

입력 : 2013.09.24 10:10

교동도는 고즈넉하다. 길을 거닐 때면 곤충과 개구리가 도망가기 일쑤고 가만히 앉아 섬의 풍경에 잠겨 있노라면 '쉼'이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

서해 5도보다 북에 가까워 개발 대상에서 제외된 이 섬은 지금에 와서야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한적함으로 여행마니아들 사이에서 명소 중 명소로 꼽힌다.

고즈넉한 교동도의 벼가 가을을 맞아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고즈넉한 교동도의 벼가 가을을 맞아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교동도는 인천 강화도에 속한 섬이다. 현재 유일한 길은 뱃길로 육지와 섬을 잇는 교동연육교가 한창 건설 중이지만 아직은 배가 유일하다. 교동도행 배편은

강화도 창후리선착장에서 표(대인 2,300원, 소인 1,200원)를 사고 승선신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뱃머리를 돌려 교동도 선착장까지 시간은 15분. 금방 도착한다.
 
섬에서는 '웃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교동'이란 글귀가 먼저 반긴다. 다음으로는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와 노랗게 익어 고개 떨군 벼가 섬에 온

손님들을 맞이한다. 또 길 따라 걷노라면 이를 드러내며 익살스럽게 웃는 정승들도 마주한다.

교동도 길가에 펴 방문객을 맞이하는 코스모스.

교동도 길가에 펴 방문객을 맞이하는 코스모스.

교동도에서 가장 먼저 가봐야 하는 곳은 '교동향교'다. 과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섬은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활용됐다. 당시 중국배가 처음 정박한 곳에

교동향교를 세웠고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의 초상을 이곳에 봉안했다. 이후 향교는 우리나라 최초 지방 백성의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향교는 매월 두 차례(음력 1일, 15일) 향토문화 보존과 발전을 논의하는 곳으로 사용된다. 또 오성위(공자, 안자, 증자,

자사자, 맹자)와 송조2현(정자, 주자), 우리나라 18현(이황, 이이, 정몽주, 최치원, 송시열 등)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관람은 향교 옆 안내소에서 문의하면 된다.

우리나라 최초 지방 백성의 교육기관으로 사용된 '교동향교'

우리나라 최초 지방 백성의 교육기관으로 사용된 '교동향교'

다음으로 가볼 곳은 '화개산(259.6m)'이다.

향교 옆으로 약 1시간반 남짓 걸리는 산행길에는 샘물의 양에 따라 조선시대 관직인 문관과 무관 배출을 좌우한 '문무정(文武井)'을 시작으로 상황에 따라

연락을 주고받은 '화개산 봉수대' 터, 적의 침입을 막고자 축조된 '화개산성' 등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또 삼림이 우거진 길을 걷다 보면 솔향과 가을을 맞아 피어난 꽃들의 향기가 진하게 코를 감싼다.

어디서 냄새를 맡고 온 건지 나비들이 꽃 주위에 가득하다. 꽃향기에 취해 사람에는 관심이 없는 듯 곁을 지나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섬은 두 가지의 모습을 지녔다. 남쪽으로 교동도 인근에 섬들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북한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에서 북한 땅까지 거리는 약 7km 정도. 날이 좋으면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날이 좋은 날 화개산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북한땅을 조망할 수 있다.

날이 좋은 날 화개산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북한땅을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 마련된 정자에 앉아 땀을 식히고 경치를 구경했다면 다음 목적지는 '대룡시장'이다.

1박2일 강화도편에서 출연해 유명세를 탄 대룡시장은 19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분위기를 내는 작은 골목시장이다. 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지만

여느 지방의 읍내보다 작다. 길이는 400미터 남짓. 빠른 걸음으로 10분이면 충분히 완주한다.
 
짧은 골목길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미장원과 분식집, 통닭집, 전파사, 이발관 등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늘비하게 있다. 재밌는 건 다 낡아

글자가 지워지거나 덧칠한 간판이다. 파마 커트와 바위섬 간판, 교동이발관, 영운모타, 참피온양념치킨 등 촌스럽지만 정겹다.

1980년대 시간이 멈춘 분위기를 내는 작은 골목시장 '대룡시장', 간판은 낡았어도 번듯이 영업을 한다.

1980년대 시간이 멈춘 분위기를 내는 작은 골목시장 '대룡시장', 간판은 낡았어도 번듯이 영업을 한다.

교동도를 더 자세히, 빠짐없이 알아보려면 강화나들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강화나들길은 '나들이 가듯 걷는 길'이란 뜻으로 강화도에 9개, 교동도와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에 5개 코스가 있다. 교동도 코스는 강화나들길 홈페이지(http://www.nadeulgil.com/)에서 9코스, 10코스를 찾아보면 된다.
 
※ 관련정보
- 강화 창후리 선착장 : 032-933-4268
*  배 시간은 7시반부터 18시반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단, 조서차이와 기후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꼭 문의하고 가야 한다.

※ 강화나들길 교동도 코스
# 강화나들길 9코스(거리 16km, 약 6시간) : 월선포선착장 – 교동향교 – 화개사 – 화개산정상 – 석천당 – 대룡시장 – 남산포 – 교동읍성 – 동진포 – 월선포선착장
# 강화나들길 10코스(거리 17.2km, 약 6시간반) : 대룡리 – 난정저수지 – 수정산 – 금정굴 – 애기봉 – 죽산포 – 머르메 – 양갑리마을회관 – 미국종합처리장 – 대룡리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