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yellowday 2011. 4. 5. 06:06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 비목 - 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물고기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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