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망망대해에 우뚝 솟은 소치도
더구나 본격적인 피서철이 어느새 눈앞에 다가왔다. 어느 철학자는 인간은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고 했다. 피서도 여행의 일종이라고 보면 피서 건 여행이 건 모두에게 올여름은 인생을 즐기고 배우는 뜻깊은 여정이 될 것이다.
여행지를 선택함에 있어 익히 알려진 곳도 좋겠지만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나서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올해는 세계인의 축제, 바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가 전남 여수시에서 열리고 있어 이 일대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면에서 엑스포장과 뱃길로 불과 30여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번잡하지 않고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행지를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 여수 엑스포 행사장과 뱃길로 불과 30분 거리면 오갈 수 있는 멋진 여행지는 다름 아니라 보물섬으로 알려진 경남 남해군이다. 이곳은 남해대교, 금산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용문사 등 유명 관광지가 있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몇 년 새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 등과 같은 새로운 관광명소와 갯벌, 죽방렴 등 체험프로그램, 요트와 카약 등 해양레저스포츠, 각종 축제, 고급 펜션 등 관광인프라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나 일정이 빠듯한 관광객이라면 이번 휴가는 남해군 남면소재지 일대로 범위를 축소해 집중적으로 여행을 즐겨봄 직하다.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한 바닷물이 자랑인 월포·두곡 해수욕장을 지나 넓은 송림과 전복이 유명한 홍현마을에서 차로 10여분 달리면 2005년 1월에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가천다랭이마을을 만날 수 있다.
비탈지고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대대로 삶을 이어온 선조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는 다랭이논은 자녀들에게는 여행을 통한 좋은 학습의 장이 되기에 충분하다.
가천다랭이 마을 휴게소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가파른 마을과 다랭이논이 한눈에 펼쳐져 있는데다 남해에서 동해의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는 푸른 망망대해를 굽어볼 수 있어 가히 장관이라 할 만 하다.
특히 길게 뻗은 수평선 위 우뚝 솟은 소치도(섬)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바다에 화룡점정과도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바다 한가운데 서있는 소치도를 끼고 가천-항촌-선구-사촌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가히 환상적이어서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도 선정돼 있다.
이런 수려한 자연 경관 덕에 남면 해안일대 도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관광객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바다를 불태우기라도 하려는 듯 강력한 빛을 뿜어내는 태양이 서산에 걸릴 때면 서해의 불타는 낙조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천마을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항촌마을은 곳곳에 이국적인 느낌의 펜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주말에는 여행객이 몰려 이 일대에서 방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 이곳을 찾고 싶은 관광객은 미리 예약을 하는 것도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특히 가천마을에서 항촌마을로 들어서기 전, 도로 위를 바라보면 빛담촌 펜션단지가 조성돼 있는데 남해의 펜션 건축 양식들을 한 곳에서 살펴볼 수 있어 좋은 구경거리중 하나다.
이 단지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망도 놓칠 수 없는 낭만이지만 저녘무렵 저 멀리 바다 건너 펼쳐지는 여수 밤바다의 야경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항촌마을과 선구마을로 이어져 있는 몽돌밭(자갈밭)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상주해수욕장이나 사촌, 송정해수욕장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자갈을 밟는 소리가 파도소리와 어울릴 때면 어느 유명 오케스트라의 장중한 연주를 듣는 듯한 음악적 감흥마저 불러 일으키고 이 일대로 길게 펼쳐진 갯바위는 연중 전국에서 몰려든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선구마을을 넘어 사촌마을로 접어들면 조용하고 고즈넉한 사촌해수욕장과 남해군 보물섬캠핑장을 만날 수 있다.
이 해수욕장과 인접한 곳에 있는 남해군 보물섬캠핑장도 들러볼 만 하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캠핑트렌드 탓에 주말이면 가족단위 캠핑족들이 많이 찾는 이 곳은 해수욕과 낚시, 캠핑과 카약 체험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한 번 찾은 이들에게는 잊지 못한 추억을 선물한다.
또 남면 일대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매봉산과 설흘산은 산을 좋아하는 전국의 등산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해발 481m의 매봉산과 설흘산은 등산도 즐기고 중간 중간 남해의 동쪽과 남쪽, 서쪽의 모든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기고자 하는 등산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등산코스를 자랑한다.
올 여름은 태고적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안은 남해의 산과 바다, 뱃길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여수엑스포와 인접한 경남 남해군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할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