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서 이례적 농담 "'우문현답' 새 뜻은…" 스타일 바꾼 朴대통령… 직원 업무동(靑 위민 1관) 찾아가고 수석회의 공개
입력 : 2015.01.26 21:08 | 수정 : 2015.01.27 02:26
[총리·靑수석 교체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 '소통 넓히기']
靑 본관서만 열던 '首席 회의', 위민 1관에서 처음으로 주재
"우문현답의 새 뜻 아세요? 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있다" 공식회의서 이례적 농담도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는 지금까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에서만 열렸다. 하지만 26일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는 참모들이 근무하는 위민 1관에서 처음 열렸다. 박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고자 참모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찾아간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참모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그동안 회의 때 많은 토론을 했지만 토론하는 것은 공개되지 않아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이라든가 또 논란이 되는 이런 문제들, 이런 것은 수석과 토론한 과정도 공개해 국민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안(保安)을 강조해온 종전 모습을 탈피해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최근에는 민정·인사를 제외한 수석비서관들에게 "언론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정책을 설명하라"는 지시도 내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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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시작前 신임 수석·특보들과 티타임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기 앞서 새로 교체된 수석·특보들과 차를 마시며 얘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신 미래전략수석, 신성호 홍보특보, 이명재 민정특보, 우병우 민정수석, 박 대통령, 김성우 사회문화특보, 임종인 안보특보,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뉴시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신임 대통령 특보단 및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인사를 나누며 10여분간 티타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여야, 당과 정부가 모두 연관돼 있는 만큼 서로 연락하고 문제를 해소하면서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커피를 주제로 가벼운 환담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에는 사람들이 커피를 밥보다 많이 먹는다고 한다. 우리 국민이 어쩌다 커피를 즐기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임종인 안보특보가 "제주도에서도 고급 커피를 재배할 수 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망고도 우리나라에서 기를 수 없다고 했는데 제주도에서 기를 수 있게 됐다고 한다"며 "사람의 능력이라는 게 불가능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도 회의에 앞서 티타임을 가진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요즘 '우문현답'이라는 말의 새로운 뜻이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이렇게 된다고 한다"며 "비서실부터 앞장서 내가 대학생, 구직자, 기업인이라는 역지사지 자세로 핵심 국정 과제 현장을 잘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사석에선 농담을 즐기는 박 대통령이지만 공식 회의 모두 발언에 농담을 곁들인 것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이날 회의를 지켜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시종일관 참모들과의 소통·스킨십에 공을 들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스타일의 변화에 앞서 인사(人事)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23일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총리에 지명했다. 황우여·최경환 부총리 등 정치인 출신을 내각의 주요 포스트에 앉힌 데 이어 수장(首長)에 정치인 출신을 임명한 것이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신설된 특보단 인선에서는 각계로부터 해당 분야 전문가를 추천받는 '상향식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첩'이라 불리는 좁은 인재풀에 의존했던 기존과는 다른 인사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