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몰리는 美, 뉴욕 아파트값 15%(1분기) 올라
입력 : 2014.06.07 01:55
[上] 꿈틀대는 美·日·中
- 美 전역 집값 수직 상승
저금리·경기회복 바람 타고 집값, 금융위기前 수준의 85%
"중국인들 현금 싸 들고 와 투자"
- 들썩이는 日, 중국은 과열
아베노믹스에 올림픽특수 겹쳐 도쿄 집값 작년 9.2% 올라
中, 가격 상승 폭 둔화됐지만 대도시 신규주택가격 7.7% 올라
미국·일본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이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침체에 빠진 한국 부동산 시장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미국은 저금리와 경기 회복 바람을 타고 집값이 가장 비쌌던 2006년 대비 90% 수준까지 올랐다. 뉴욕·LA 등 대도시에서는 이른바 '차이나 머니'가 고급 주택과 빌딩을 싹쓸이하고 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 효과로 2008년 이후 처음 땅값이 오르고 있다. 외국 자본의 일본 부동산 투자도 증가 추세다. 중국은 과열(過熱)을 우려해 투기 억제책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자본이 휩쓰는 미국 부동산
미국 뉴욕 부동산 시장에는 중국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 기업 푸싱궈지(復星國際)는 월스트리트 심장부의 '원페이스맨해튼 플라자'를 7억2500만달러에 사들여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포브스지(誌)는 올해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액을 1780억달러(약 181조원)로 추산했다. 토니 박 PD프로퍼티 대표는 "중국인은 현금을 싸들고 와 계약금부터 잔금까지 100% 일시불로 낸다"며 "다른 나라 자본이 당해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홍콩·중동(中東)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뉴욕의 아파트(콘도미니엄) 평균 가격은 지난 1분기에만 15% 올랐다.
뉴욕뿐만이 아니다. 미국 전역 집값도 수직 상승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미국 집값은 1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4월 대비 85.7% 선을 회복했다. 미국 50개주(州) 가운데 콜로라도·텍사스 등 15개주(州)는 이미 2006년 고점을 넘어섰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당분간 강세가 예상된다. 아낸드 날라댐비 코어로직 회장은 "외국인 투자가 지속되고 매물 부족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도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는 '공사 중'… 베이징은 과열 우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도쿄올림픽 특수(特需)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도쿄와 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 땅값은 전년보다 평균 0.7%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상승한 것이다. 도쿄는 아파트 시장도 뜨겁다. 지난해 집값이 평균 9.2% 올랐고, 거래량도 전년 대비 12% 늘어 10만채를 돌파했다.
-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원57’의 모습. 중국인을 겨냥해 80~88층을 초호화 아파트로 만들었다.
큰손들도 움직인다. 일본의 대표적 부동산 투자상품인 'J-리츠'가 지난해 사들인 부동산 규모만 2조2300만엔(약 22조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도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도 101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추월했다. '자이맥스'의 나카야마 요시오(中山善夫) 이사는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호전된다는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과열이 문제다. 베이징의 주택 가격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13.5%씩 올랐다. 베이징 왕징(望京)의 고급 아파트 '종려천'은 10년 전 1㎡당 1만위안이던 시세가 지난달엔 7만위안까지 치솟았다. 중국 70개 대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최근 상승 폭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지난 3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평균 7.7% 올랐다.
초우허핑(曺和平)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도시로의 인구 유입을 억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며 "정부의 투기 억제 대책으로 일시적인 조정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앞으로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