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03 08:52 | 수정 : 2015.12.03 09:08
겨울바다 해안도로를 달린다. 동해를 옆에 두고 한반도 등뼈를 달리는 7번 국도 여행이다.
흥청거리던 여름 해변은 조용히 잦아들어 있다. 새삼 낭만이라 부르지 않겠다.
작은 번민 정도는 던져버릴 수 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 해도 우리가 달려가는 한은 절대로 절망적이지 않다'(김연수 소설 '7번 국도').
그리하여 숱한 가객(歌客)들이 '겨울바다'를 노래했다.
'겨울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불면 너의 슬픔 같이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유영석 '겨울바다'·1988년)
볼륨을 높여 노래 들으며 간다. 7번 국도는 부산 중구에서 동해안을 따라 함경북도 온성에 이르는 남북 방향 도로. 전체 1192㎞ 중 휴전선 밑 강원도 고성까지 남쪽 484㎞('위키백과') 구간이다. 4차선 도로로 확장된 곳이 대부분이다.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구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중간중간 옛 도로 또는 해안도로로 빠져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달릴 수 있는 길이 곳곳에 숨어 있다.
강원도는 고성에서 삼척에 이르는 해안도로에 '낭만가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낭만가도 홈페이지(www.romanticroad.kr)에서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 '바다가 좋은 해변'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달리는 게 바다에 가까워 더 좋지만 서울에서 간다면 방향을 반대로 해도 좋다. 속초 동명항으로 달려 인근 등대전망대나 영금정(靈琴亭)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영금정은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며 거문고 소리를 낸다 하여 이름이 붙었다. 바위에 철썩 부딪치는 파도 높이가 1m는 됨 직하다. 남쪽으로 내려가 양양 화상해안길을 달린다. 적절한 곳에 차를 세우고 한적한 해변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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